모두가 즐거운 추석 연휴, 스포츠와 함께라면 더욱 즐겁다. 오랜만에 모인 먼 친척들과 어색함을 없애기에도 스포츠만 한 것이 없다. 함께 가벼운 운동을 즐기거나 경기장을 찾아도 좋지만 TV 앞에 모여 앉아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추석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축구 A매치가 열리고 한국 야구의 에이스 류현진(LA 다저스)은 신기록을 던진다. 멀리 러시아에서는 손연재(연세대)가 메달 사냥에 나서며 경북 상주에서는 전통 스포츠 씨름이 한바탕 판을 벌인다.
◇야구는 류현진=차례를 지내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한다면 아예 새벽잠을 포기하는 것도 좋다. 류현진의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8일 오전5시10분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지난 1일 부상 복귀전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이번에도 승리투수가 될 경우 시즌 15승(6패)을 달성한다. 데뷔 해인 지난해의 14승을 넘어 개인 최다승 기록을 작성한다. 4일 연장 14회 혈투 끝에 워싱턴에 5대8로 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팀으로서도 류현진의 역할이 크다. 애리조나전 다음에는 샌프란시스코와의 라이벌전에 투입된다.
◇축구는 손흥민=브라질 월드컵에서 실망만 안긴 축구지만 A매치라면 또 안 볼 수 없는 게 축구다. 한국은 '연휴 전야'인 5일 오후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으로 월드컵 뒤 첫 A매치를 치른다. 베네수엘라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9위. 한국(57위)보다 28계단이나 높다. 오는 8일에는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겨 같은 시각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FIFA 랭킹 6위의 강호로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는 빠졌지만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등 주전들이 대거 포함됐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 골을 포함, 5경기 3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과 1년2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동국(전북)의 합작 골을 기대해도 좋다.
◇손연재는 러시아에서=손연재는 추석을 러시아에서 보낸다. 카잔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월드컵에 출전해 월드컵 11개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19일에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손연재에게는 거의 마지막 모의고사다. 손연재는 지난달 11일 불가리아에서 끝난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3위에 오르는 등 동메달 3개를 따냈다. 특히 인천에서 금메달을 다툴 덩썬웨(중국)와의 맞대결에서 이겨 아시안게임 전망을 더욱 밝혔다. 손연재는 이번 월드컵 뒤 이달 말 터키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고 귀국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이 밖에 사격의 진종오(KT)와 김장미(우리은행)가 스페인 세계선수권에서, 양궁의 오진혁(현대제철)과 정다소미(현대백화점)는 스위스 월드컵 파이널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을 확인한다.
추석장사 씨름대회는 5~9일 경북 상주체육관에서 계속된다. 6일부터 체급별 장사 결정전이 열리는데 9일에 있을 백두급(150㎏ 이하)이 하이라이트다. 김진(증평군청)과 김민성(구미시청), 정경진(창원시청)이 꽃가마를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는 55㎏ 이하와 75㎏ 이하의 두 체급에서 여자씨름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