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향해 공화ㆍ민주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연방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모두 '변화'가 선거의 핵심주제가 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2일 재집권을 노리는 부시 미 대통령이 스스로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후보로 주장, 사회보장과 헬스케어에서 국가안보에 이르기까지각종 현안에 대해 그의 어젠다를 '변화하는 시대(changing times)'와 '변화된 세계(changed world)'에 대한 대응으로 설명하면서 경쟁상대인 민주당 케리 상원의원을 '과거 정책(the policies of the past)'을 추구하는 인물로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의 변신은 각종 여론조사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임에 따라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계산에서 비롯됐다.
에드 길레스피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은 "우리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저들은 낡은 것을 좇는다"고 말하고 "그게 (올해 대선 캠페인) 동력의 가장 큰변화"라고 말했다.
태드 디바인 등 케리 진영 선거참모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 진영이 변화 전략을 통해 어느 정도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선거자체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타임스는 또 부시가 스스로를 변화를 추구하는 대선후보로 설명하려는 시도는지난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집권 제2기를 도모할 당시의 선거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클린턴은 자신의 정책을 '21세기를 잇는 가교'로 설명하면서 공화당 경쟁상대였던 밥 돌 상원의원(캔자스)을 '과거와의 가교'라고 비난했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8년 전 클린턴 보다 국내외 문제에 있어서 더 광범위하고 더 야심찬 어젠다를 추구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부시 선거캠프의 '변화' 공세는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돌 상원의원을 겨냥했던 것보다 더욱 강력하다고 전하면서 길레스피 RNC의장을 포함한 공화당지도부도 부시 대통령을 미래, 케리는 과거로 규정해 남은 대선전에 총력을 기울일것이며 대통령 또한 거의 모든 중요안 제안을 이 렌즈를 통해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시의 '변화' 공세 속에 케리 진영은 '변화'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방향(new direc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 대선 레이스에서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메시지 수위와 내용을 놓고 내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케리 상원의원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나 내부 합의 실패는 그의 선거노선의 일관성을 악화, 부시가 중산층 미국인들을 부정하고 있으며 이라크 정책으로 나라를 덜 안전하게 하고 있다는 종전주장을 몰아붙이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고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