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대항해시대 개막하는 인천항


대한민국에 더 큰 바다가 열린다. 인천항에 더 깊고 넓은 바닷길이 놓이게 된 덕이다. 최근 종료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천신항 증심준설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의 경제성과 정책적 필요성이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획재정부는 이 결론에 따라 1,816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 통보했고 오는 2018년이면 인천신항 앞 뱃길이 16m에 달하는 깊은 수심을 확보하게 된다.

송도 컨테이너 부두 타당성 통과


인천신항 개발사업은 송도국제도시 서남쪽에 총 부두길이 1.6㎞에 달하는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건설이 마무리되고 16m의 수심도 확보되면 인천항에서 북중국을 거쳐 유럽이나 미주대륙으로 향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상시 입출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인천항은 수도권이나 중국과 가장 가까운 항만이라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얕은 수심과 좁은 배후부지 등 인프라 부족으로 대형선 입출항이 불가능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국한된 항로 서비스만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수도권과 중부권의 수많은 수출기업들이 바로 앞에 국제무역항을 두고도 더 멀리 있는 항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현실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육상운송료와 시간 지체는 물론 도로파손과 탄소배출 등 불필요한 비용과 사회적 손실도 수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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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번에 컨테이너 1만2,000TEU(1TEU는 20피트 분량 컨테이너 1대분)를 싣는 대형선이 24시간 입출항할 수 있는 뱃길이 뚫리면 지금까지의 비정상은 분명히 개선될 것이다. 인천항을 통해 수출할 수 있는 지역이 유럽과 미주대륙까지 확장돼 전세계 어디든지 직접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원양항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또 바다에서 퍼올린 준설토로 조성할 신항 배후 물류부지에 투자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인천신항 건설 및 항로 증심 사업은 인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인천항은 증심준설 타당성 조사 결과를 한목소리로 환영하고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되게 된 상황에 용기백배하고 있다.

초대형선 접안으로 경제 도약 기대

인천항 개발 및 관리운영 주체로서 인천항만공사도 지루했던 사업성 논란이 종식됐다는 점이 너무나 반갑고 기쁘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의 모든 주체들과 힘을 합쳐 신항 운영이 신속히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제반 준비와 마케팅 활동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다.

경제규모 세계 10위인 대한민국의 수도 경제권 바로 앞까지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더 나아가 세계에서 생산과 소비가 가장 역동적으로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를 마주 보고 있다는 입지적 비교우위. 인천신항의 16m 수심 확보는 인천항의 지리적·경제적 경쟁력을 말 그대로 극대화할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깊고 넓어진 뱃길을 따라 인천항은 더 큰 바다로 나아갈 것이다. 인천항의 대항해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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