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로 2년간 겪은 고통때문에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크다. 치유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년 1월 15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유력 후보인 한명숙(사진ㆍ67) 전 국무총리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지난해 6월에 )서울시장 선거를 안나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라며 이같이 고통을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총리 재직시절 ‘5만달러 수수의혹사건’ 과 별건의 ‘9억원 수수사건’으로 기소해 곤욕을 또 치르다가 최근 법원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두 건의 항소심은 내년 민주당 전대 이후 나올 예정이나 한 전 총리측은 무죄를 자신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물론 당사자라 불안하다. 지난번 재판때도 나는 무죄라고 생각했지만 당사자가 돼 보면 그 심정은 모른다”며 “지난번 (1심) 선고때 1시간반 동안 판결문 읽는데 정말 힘들더라. 나의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앞만 보고 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 전 총리는 오세훈 당시 시장에게 0.6%포인트로 패한 것과 관련, “‘20%까지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시 언론이 그랬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고 승리를 확신했다. 젊은 사람들이 제가 질 것으로 생각해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았거나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후보를 찍은 것이 좀 아쉽다”고 털어놨다. 한 전 총리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화두도 언급했다. 그는 “총선에서는 진정한 복지를 주장하는 세력이 누구인가, 비정규직 문제 등 경제정책, 남북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남북문제는 내년 내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또 총선 야권연대와 관련, “통합진보당이 통합이나 연대 과정에서 지분을 요구할지 아닐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국민 정서는 이기기 위해 반드시 합치라는 것이고, 지분 같은 걸 서로 요구할 경우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나에게는 마지막 소임이다.”며 대권 출마에 대해 일단 선을 그은 뒤 “나는 지역구를 떴다. 그러나 총선출마가 당에 도움이 된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만난 적은 없고 책을 보고 알았다”며 “사회 변화를 열망하는 분이고 의지와 능력도 있다. 우리도 같은 길을 걷고 있어 만나게 돼 있고 연대해서 갈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