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북선언이행 노린 벼랑끝 전술"

맞대응 자제 인도적 지원에 주력<br>北경제사정등 감안땐 개성공단 중단가능성 낮아<br>시료채취 거부는 核협상 주도권 포석인듯

"남북선언이행 노린 벼랑끝 전술" 맞대응 자제 인도적 지원에 주력北경제사정등 감안땐 개성공단 중단가능성 낮아시료채취 거부는 核협상 주도권 포석인듯 홍병문 기자 hbm@sed.co.kr 북한이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한 직통전화 단절과 육로통행 제한 및 차단, 핵 시료 채취 거부 등 동시다발적으로 파상 공세를 펼치면서 한반도 긴장지수를 높이자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진의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공세가 미국의 새 정권 출범에 앞서 주도권 확보 차원의 압박이면서 동시에 우리 정부에는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6ㆍ15와 10ㆍ4 선언 전면이행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강경 대응보다는 대화 등 유화책을 고수하는 입장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북측의 전면적인 대남 공세에 자칫 사안별로 감정적인 대응을 할 경우 오히려 북측의 통미봉남(通美封南ㆍ남측은 배제하고 미국과만 대화한다)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고 보고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신중대응론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북한의 공세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으로 북한 정세가 불투명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진의가 정확하게 파악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대응으로는 오히려 북측 전략에 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내년 2월 미국 새 정부가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북핵 등 한반도 문제 주요 이슈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힘들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북미 간 핵 협상 줄다리기 진행 정도를 봐가면서 각종 정세 변화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하지만 인도적 지원이나 개성공단 사업 지원 등 남북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교류의 끈은 놓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이 13일 서해지구 군 통신망 정상화를 위한 자재ㆍ장비 제공 문제를 협의하자고 북측에 역제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이날 개성공단입주기업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개성공단은 남북 모두에 이익을 주는 사업"이라며 "정부는 공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북한의 공세에 맞대응을 피하고 실제적인 교류를 위한 토대 마련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북한이 육로통행 제한 또는 차단이나 적십자 전화 전면 차단 등의 강수를 잇따라 내놓고는 있지만 넉넉지 못한 북한 경제 사정을 개선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 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지난 9개월간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오히려 남북 경제 거래 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춰볼 때 북측이 외형적으로는 개성공단 중단 등의 엄포를 놓고는 있지만 사실상 이는 남북 경제 협력 강화를 원하는 역설적인 표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선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계속 수위를 높여가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 통미봉남 전략이 쉽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기존 방침의 골격을 바꾸지 않은 채 계속 유지할 경우 남북 간 경색 국면은 사실상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 차질은 물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북핵 협상의 경우 지난달 11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측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검증에서 시료채취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하면서 당분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으로서는 사실상 임기 말인 부시 정부보다는 오바마 정권에 비중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물론 한국ㆍ일본이 강조하고 있는 시료 채취 문제를 계속 거론하며 오바마 측의 시선을 끌고 동시에 미국 새 정부 출범 전에 핵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미국 오바마 측과의 원만한 관계 조성이 필요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 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양측 정상들의 결단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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