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영난 가중 "몸집 키워야 산다"

■ 카드업계 빅뱅 예고정부, 과열 경쟁에 적자생존 원칙 적용 의지 정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업계에 적자생존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음을 선언했다. 신용카드업계는 29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조찬발언이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는 이날 현재로서는 금감위원장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만간 카드사별 인수합병이 가시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국내 카드시장은 LGㆍ삼성ㆍ비씨 등 전업계 10개 카드사, 국민은행ㆍ농협 등 16개 카드겸업 은행 등 총 26개사가 경쟁하고 있을 정도로 참여업체가 많은 게 사실이다. ▶ 상당수 카드사 경영난 지난 몇년간 신용카드시장이 연간 세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올들어 최근 상당수 카드사들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카드시장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LGㆍ삼성 등 대형사들은 올해 지난해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카드사들은 흑자폭 감소 내지 적자 등 경영난이 확실시된다. 특히 업체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마케팅 및 영업비용이 높아져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연체율마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년까지 카드사 경영이 호전되기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사의 감독권을 쥐고 있는 금감원장이 대형화 또는 특화를 주문하고 나선 셈이다. ▶ 은행계 카드사 향배 관심 이와 관련, 정부가 대주주인 국민은행 카드사업부와 국민카드의 합병, 우리금융지주회사 산하 지방은행 카드사업부의 우리카드로의 합병 등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을 선언하면서부터 쟁점이 돼온 국민카드와 주택은행 카드사업부의 합병은 1년을 넘긴 현재까지 아직 확실한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6일 뉴욕에서 시티그룹의 사례를 들어가며 국민카드를 국민은행에 흡수합병하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금감원장의 이번 발언으로 이 같은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매각대금을 둘러싸고 8개월 넘게 지루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우리카드와 광주ㆍ경남은행과의 협상도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계 투자사가 2대 주주인 외환카드도 올 3ㆍ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어 경쟁사나 대기업으로 매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 난제도 많아 카드사별 중복회원이 많아 경쟁사를 인수해도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기업계 전업카드사의 경우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선두권인 LGㆍ삼성의 경우 다른 카드사 인수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자체 회원만 1,000만명이 넘어 신규확장보다는 기존 회원들의 카드이용도를 높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나 동양의 경우 현재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업매각은 전혀 동떨어진 얘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의 경우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카드업에 뛰어든 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고 동양 역시 지난달 롯데그룹에 매각돼 다음달부터 롯데카드로 간판을 바꿔 새롭게 출발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금감위원장의 발언은 카드사의 경영부실을 예방하기 위한 원론적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정권 말기에 새로운 정책을 펴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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