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옛 민주당 의원들은 안철수 대표의 자기사람 챙기기 차원에서 5인의 선언이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근거로는 5인의 의원이 당일 발표한 선언문 중 일부 문구가 안 대표가 지난 11일 중앙선대위 첫 회의에서 한 말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김동철 의원이 지난달 22일 안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윤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를 설명했다는 점도 안 대표의 마음이 작용했다는 근거로 꼽힌다. 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우리가 우리 뜻을 (당 지도부에) 이런 식으로 전달한 것은 한 20일 정도 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또 '5인의 선언'의 배경으로 '소원한 강운태 시장'과 '경쟁자인 이용섭 의원' 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내의 한 중진 의원은 "5인의 의원 중 박혜자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번 선거에서 광주 시장 출마를 저울질한 뒤 일단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강 시장과 이 의원이 공천을 받고 이후 3선에 성공하게 되면 앞으로 8~12년간은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이들 5인의 의원이 새정치의 명분으로 윤 예비후보를 지지했지만 속내를 보면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윤 예비후보를 지지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안 대표 사람인 윤 예비후보를 지지하면서 안 대표를 배려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윤 예비후보의 지지도가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차기 지방선거에서는 자신들이 역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계산이다. 안 대표 입장에서도 '공천=당선'의 등식이 성립하는 광주 지역에서 의원들이 자신의 사람을 지지하는 것을 두고 구태여 반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될 정도다.
이에 따라 두 대표는 지지선언이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등 역풍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 대표는 5인의 선언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고 지난 3월22일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며 "안 대표 역시 오해라고 해명한 만큼 사실 여부는 차후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