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2월5일] 현대차 노조 '전환배치' 수용이 살 길

자동차업계가 생존의 몸부림을 하는 가운데 현대차 노사의 생산직 전환배치 논의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강성인 노조의 반대로 시도조차 못했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 등으로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내수 판매가 32%나 급감하고 해외도 9%나 줄었다. 생산직 전환배치를 통한 생산량 조절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노조도 이를 수용해야 한다.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전환배치가 자유로운데 현대ㆍ기아차는 노사합의 사항으로 돼 있어 거의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한쪽 공장은 일손이 달려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데도 다른 공장은 일감이 부족해 놀거나 교육으로 시간을 보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밥그릇’을 둘러싼 노ㆍ노 갈등이 주요 원인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는 이 같은 노ㆍ노 갈등은 자승자박이 돼 오히려 고용불안을 부채질할 우려마저 있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불황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밥그릇을 둘러싼 노ㆍ노 갈등으로 회사의 발목을 잡을 때가 아니다. 미국 자동차 빅3는 공장폐쇄, 감원, 브랜드 매각, 연구개발(R&D)비 절감 등을 골자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부에 3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노조도 고통분담에 동참했지만 11월 판매가 31~44%나 급감해 이 정도로는 재기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이처럼 비참한 상황에 빠지게 된 배경을 현대차 노조는 깊이 살펴야 한다. 미국 자동차업체는 노조의 요구로 퇴직자의 의료비 부담까지 하고 대형차 위주의 생산으로 무덤을 팠다. 경비절감과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경영의 기본인데 노사가 이를 무시한 것이다. 현대차의 생산직 전환배치 거부도 이와 다를 바 없다. 현대차 노조도 이제는 달라져 강성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생산직 전환배치 문제는 지금과 같은 경제침체 속에서는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노조가 먼저 논의를 제의해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생산직 전환배치를 논의 및 수용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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