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3차협상 끝내
>>관련기사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세차례에 걸친 협상 결과로 양사는 앞으로 채권단의 부채탕감 여부와 매모리 사업 매각대금 절충 문제만을 남겨놓게 됐다.
현재까지 양사가 정리한 사업매각과 제휴의 기본 구도는 ▲ 하이닉스의 메모리사업 전체를 마이크론이 인수하는 대신 ▲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을 위한 별도법인에 25% 정도의 지분을 투자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메모리사업 매각대금은 현재 양측이 10억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국제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희망적이다.
이 보다는 마이크론이 요구하는 부채탕감을 채권단이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것인가가 협상타결의 주요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가치산정ㆍ부채탕감 문제가 관건
현재까지 하이닉스측은 메모리사업 매각대금으로 최소 50억달러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마이크론측은 40억달러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이닉스가 영업권과 브랜드 가치에 대해 10억달러 이상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마이크론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이 요구하고 있는 부채의 절반을 탕감하는 문제도 관건이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부채탕감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실무협상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단을 이탈한 은행이 4분의3을 손해본 것에 비해 절반 정도만 손해보는 것은 채권단측에서도 크게 불리한 것은 아니며 대출금의 50%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마련해 두고 있어 부채탕감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협상 전망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는 반면 미국측 언론들은 견해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이닉스 구조특위의 한 관계자는 "양측의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어 이를 조금 더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협상 타결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계약의 골격이 합의됐으나 매각대금을 둘러싼 입장차이 등으로 수주 내에 양해각서(MOU) 체결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마이크론이 채권단에 하이닉스 부채의 절반을 탕감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단은 대출금 가운데 20% 이상의 손실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완전 타결까지는 상당한 기간(수개월)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이 서둘러 메모리공장을 인수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턴 마이크론 사장이 직접 방한한 것은 이미 협상이 무르익어 중요한 결정만 남은 상황까지 발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도 3차 협상에서 의견을 좁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