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불안 커지는 유로존] 외국인 한국채권 순투자 마이너스 돌아설 가능성

■ 원·달러 환율 급등 <BR>원화가치 떨어지면서 통화스와프 금리도 하락… 차익거래 유인 사라져


원화가치 급락으로 통화스와프(CRS)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반대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외국인들은 국채금리와 조달금리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arbitrage)에 나서며 무위험 차익을 올렸다. 하지만 8월 들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통화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CRS금리가 급락, 기존의 한국 채권 매수 포지션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지난달 외국인들의 한국 채권 순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 스와프 시장에서 외국인 이탈=달러와 원화를 맞교환하는 통화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CRS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지난 4~6월 2%대를 넘었던 CRS금리는 만기를 불문하고 0%대로 떨어진 상태다. 달러수요를 판별하는 CRS금리는 국내 은행이 달러를 빌리고(borrowing) 원화를 빌려줄 때(lending) 받는 원화 고정금리. CRS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원화 이자를 적게 받더라도 달러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것으로 원ㆍ달러환율이 급등하면(원화가치가 급락하면) CRS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외국인들은 CRS금리로 조달한 원화를 이용해 한국 국채에 투자한다. 국내 국채수익률에서 CRS금리를 뺀 수치만큼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급등으로 CRS금리가 급락하고 국채수익률-CRS금리 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기존 포지션에서 평가손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CRS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들은 기존 통화 스와프 포트폴리오에서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CRS금리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경우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반대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9월 채권 순투자 마이너스 가능성=원화가치 하락으로 금리 차익거래 유인이 사라지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채권 투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월의 경우 외국인 채권 순투자가 마이너스로 반전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외국인들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롤오버(연장)하지 않고 바로 상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순투자(순매수에서 만기상환을 뺀 것)는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6월과 7월의 경우 외국인 채권 순투자 규모는 각각 2조1,651억원, 2조9,026억원에 달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8월에는 1,340억원까지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9월에도 채권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지만 만기가 도래한 채권 2조원 이상을 연장하지 않고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국내 외환시장 및 채권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매수 포지션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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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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