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美증시 곳곳 과열신호…돌아온 개인투자자들 또 막차타나

주가 금융위기이전 수준 회복… 펀드 등에 자금 물밀듯이 유입<br>PER등 각종지표 조정신호 불구 "올 두자릿수 상승" 낙관 팽배<br>전문가 "단기조정 불가피" 경고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지만, 너무 늦은 귀환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금융위기와 지난해 5월의 이른바 '플래시 크래쉬(flash crash)'를 경험하면서 시장을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도 올해 주식시장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우, S&P 500 등 주요 지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급등한 상태여서 단기 조정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장 관련지표들도 과열신호를 속속 보내고 있다. 자칫 애꿎은 개미들이 다시 한번 쓴 맛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자금= 최근 미국 자산운용협회(ICI)는 1월 둘째 주 미국 내 주식펀드로 65억달러가 유입돼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주의 유입액 5억3,200만 달러에 비해서도 급증한 것이다. 반면 지방채펀드에서는 23억7,000만 달러가 빠져나가, 10주 연속으로 유출됐다.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5,700억 달러의 자금을 채권에 쏟아 부었던 뮤추얼 펀드 투자자들의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적자로 인해 채권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본격적으로 진로 수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 존스 JP모간 에셋 메니지먼트의 투자책임자는 "지난번 하락기에 손실을 경험한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하고, 주식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자금이동에 대해 주로 단기투자자들의 자금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실제로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증권사들로 유입된 자금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표적 인터넷 증권사 찰스 슈왑은 지난해 4ㆍ4분기 신규고객들의 투자자금이 262억 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 6%, 전분기보다 79% 늘어난 것이다. 찰스 슈왑의 경쟁업체 TD에머리트레이드에도 같은 기간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97억 달러가 유입됐다. 투자자들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자산운용협의 조사에 따르면 19주 연속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하락을 예상하는 비율보다 높았다. 이 같은 장기간의 상승예상은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긴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을 거치면서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와 2000년대 중후반 주가상승을 이끌었듯이 이번에도 투자자들이 귀환함으로써 주가랠리가 연장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블랙 록의 밥 돌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공포심을 극복하고 주식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는 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주가의 두 자릿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나오는 조정신호= 경제전문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주식시장에서 낙관적인 심리가 팽배해 있지만, 최근 나타난 지표들은 과매수 수준에 달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뉴욕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 S&P 500지수의 경우, 지난 2009년 3월의 저점에 비해 89%나 급등한 상태다. 이는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와 기업들의 실적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 S&P 500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6분기 연속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상승폭은 실적개선보다 더 크다. S&P 500기업의 주가순이익비율이 16배로 역사적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더욱이 기업들의 이익은 일정수준에서 조정이 가능한 만큼, 이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종목가운데 90% 이상의 주가가 200일 평균주가를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최고치 9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시장과열을 진단하는 지표들도 이미 지난 2007년 수준을 넘어섰다. S&P 500기업의 과열지수(BPI)는 86%에 달하고 있다. 이 지표는 80%이상이면 매도신호로 해석된다. 경제여건도 모두 다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와 감세 등에 힘입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3~4%까지 올라가 있지만, 케이스 쉴러 지수 등을 볼 때 주택시장은 더블딥에 빠지고 있는 상태다. 또 공화당의 의회 장악 등으로 재정적자 축소가 강조되고 있다. 외부적으로 중국의 긴축도 신경 쓰인다.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과 지준율 인상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뉴욕에 소재한 펀드인 어빙턴의 마크 브론조 매니저는 "그 동안 시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해왔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시장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조정은 불가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