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난치병 치료' 앞당길 쾌거

美社, 유전자구조 해독「CD 한장에 생명의 신비를 담을 수있는 날이 임박했다」 미국의 민간유전공학 회사인 셀레라 제노믹스사가 6일 『한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 구조를 완전해독했다』고 발표, 인간 생명의 비밀을 찾아내기위한 「인간 게놈 연구」가 한층 진일보하게 됐다. 이는 인간 게놈의 완전한 해독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난치병 등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레라사는 특히 『이제 밝혀진 유전자 정보들을 모아 정확히 배열하는 작업에 착수, 올해말까지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50개국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는 인간게놈 해독 국제컨소시엄인 「인간게놈계획(HGP·THE HUMAN GENOME PROJECT)」이 오는 2003년까지 유전자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셀레라의 이번 해독은 이 계획을 대폭 앞당길 수있는 계기를 만든 것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선 연내에 완성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의미=셀레라의 이번 발표는 인간의 세포 하나하나 마다 들어있는 10만여개의 유전자와 이 유전자들을 구성하고 있는 30억개의 화학 암호, 즉 염기쌍의 명단작성 작업이 완료됐다는 뜻이다. 조각그림 맞추기에 비유하면 인간이라는 그림을 짜맞출 유전자라는 이름의 그림 조각들이 하나하나 확인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앞으로 이 조각들을 제자리에 갖다 맞추는 조립작업이 남아있는 셈이다. 이 조립작업이 완료되면 그림조각, 즉 유전자 하나하나가 어디에 쓰이고, 또 어떤 기능을 갖는 지를 알게 돼 유전적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셀레라는 앞으로 인종이 다른 5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조립작업을 되풀이 해 사람 개개인이 서로 차이가 나게 만드는 변형유전자를 찾아낼 계획이다. 외신들은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CD한장에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정보가 담기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파장 및 전망=유전자 해독 발표가 나오면서 바이오테크 주식이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셀레라 주가는 전날보다 20%나 오른 133달러로 치솟았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애널리스트인 도우 린드는 『인간 생명의 신비를 규명할 수있는 유전자 지도가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의약산업등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전자가 해독됐다고 이를 토대로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고, 이를 다시 의약품 개발로 연결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아보트 연구소의 게놈연구 책임자인 돈 할버트는 『셀레라의 이번 발표는 사전에 들어갈 단어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더 중요한 것이 그 단어의 의미』라며 『단어의 의미를 이해해 문장(의약품)을 만드는데는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셀레라가 해독한 연구결과의 공개여부도 주목거리다. 공개폭에 따라 다른 나라의 연구에도 큰 보탬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크레이그 벤터사장은 6일 미 하원 증언에서 『연구가 최종완료되면 우리가 발견한 인간 유전자배열의 공통점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과학자들에게 무료 공개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일부 의약품개발에 필요한 유전자에 대해선 특허권을 가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현황=본격적인 게놈연구는 지난해 정부가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하나로 이를 선정하면서부터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게놈분석 사업단」을 출범시켰고 앞으로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제 시작단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규명하기 보다 각국에서 발표한 염색체 정보를 바탕으로 염기서열별 기능을 밝히는데 주력하는게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 등의 유전자 규명이나 국내 의학 기술이 접근가능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박현욱기자H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4/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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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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