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극 리뷰] 줄리에게 박수를

연극배우들의 삶과 사랑 섬세히 그려


오늘은 ‘햄릿’으로 살다가 내일은 ‘오델로’가 되는 배우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이 재개막했다. 아침마다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연극배우 김석동. 그는 요즘 ‘햄릿’으로 산다. 기쁜 소식은 4년 전부터 짝사랑해 온 연극배우 선정이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 역을 맡았다는 것. 하지만 선정은 4년 전 맡았던 배역 ‘줄리엣’으로 살고 있다. ‘로미오’ 역을 맡았던 그녀의 연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더욱 ‘줄리엣’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석동과 선정은 공연 연습 내내 티격태격한다. 햄릿과 오필리어가 아닌 햄릿과 줄리엣으로 마주 서있기 때문이다.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연극 ‘햄릿’은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는다. 주연 배우들은 감정이입이 안 된다며 말다툼을 벌이고 조연 배우들은 간간이 등장해 ‘햄릿’과는 무관한 대사를 내뱉는다. 과장되게 표현한 공연 연습 현장이 호들갑스럽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공연은 매끄럽게 진행된다. 두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며 일상으로 되돌아올 수 밖에 없는 과정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음악은 2004년 초연보다 한층 발전했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을 패러디했던 이전 공연과 달리 새로 작곡된 곡들이 선보인다. 주인공 석동 역은 배우 김영민과 조한철이 번갈아 맡는다. 김영민은 강렬하고 진지한 모습을, 조한철은 부드럽고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여주인공 선정 역을 맡은 이진희의 감수성 짙은 연기와 복순 역을 맡은 조연 김은옥의 감초 연기도 볼 만하다. 5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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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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