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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유채꽃… 연분홍 왕벚꽃… 화사하게 멋낸 "탐라로 옵서예"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는 제주<br>한라산·백록담·거문오름서 웅장한 절경 성산일출봉 등<br>화산 활동이 빚은 걸작 즐비<br>열·한대식물 어우러진 곶자왈… 강물·바닷물 섞인 쇠소깍 매력<br>집집마다 붉은 동백꽃도 장관

4월의 제주는 온천지가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다. 표선면 가시리에서 정석비행장 방향으로 향하는 유채꽃 도로는 연분홍 왕벚꽃과 어우러져 황홀경을 선사한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의 유력한 후보에 올라 세계적인 관광지들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제주에는 비경들이 많다. 민초들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성읍민속마을.

바다와 민물이 만나며 독특한 풍광을 연출하는 쇠소깍.

푸른 잉크를 뿌려놓은 듯 짙푸른 바다, 현무암 갯바위에는 하얀 파도가 부서지고 길게 뻗은 해안도로에서는 올레꾼들이 등산스틱에 몸을 의지해 걸음을 옮기는 곳. 그렇다. 이런 표현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제주도다. 제주는 요즘 시끌벅적하다.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올리기 위한 투표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낭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과 협력사업을 하는 재단인 '뉴세븐원더스'가 인터넷과 전화로 실시하고 있는 투표에서 제주도는 상위 그룹 15위권 안에 포함돼 순항하고 있다. 최종 발표를 7개월 앞두고 제주를 찾았다. 샛노란 유채꽃과 연분홍 왕벚꽃으로 한껏 치장한 제주는 수줍으면서도 화사한 봄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세계가 인정하는 귀한 땅=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에 선정된 후 2007년 세계자연유산 지정에 이어 지난해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지질공원(Geopark)이란 지질학적 가치와 함께 희소성과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유산을 일컫는다. 신생대 제4기 초반인 약 200만년 전 탄생한 제주는 매우 젊은 화산섬이라고 한다. 한라산과 백록담뿐 아니라 360여개의 오름과 용암동굴, 대포동 주상절리 등 화산 활동을 통해 빚어낸 걸작들이 곳곳에 즐비하다. 제주의 오름 중에서 여행지로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은 거문오름이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생성시기는 약 29만년 전.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은 제주 북동쪽 김녕 방향으로 흐르면서 벵뒤굴ㆍ만장굴ㆍ김녕굴ㆍ용천동굴ㆍ당처물동굴 등 10여개 용암동굴을 만들었다. 거문오름 트레킹은 분화구 안쪽을 탐방하는 코스(약 2시간30분 소요)와 화구의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코스(약 1시간30분 소요) 등 두 코스로 구분된다. 제주도의 다른 오름과 달리 거문오름을 탐방하려면 탐방 이틀 전까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 탐방 인원도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다른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은 제주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본래 고깔 모양이었던 화산지형이 침식 풍화작용으로 분화구만 남겨져 수직의 절벽으로 둘러싸인 지금의 모양으로 남았다. 샛노란 유채꽃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면 그 자체로 엽서 속 사진이 된다. ◇제주의 속살을 만나다=열대식물과 한대 식물이 함께 숲을 만들어 내는 '곶자왈'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숲의 형태다. 곶자왈은 나무ㆍ덩굴식물ㆍ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도 동부ㆍ서부ㆍ북부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제주산 양치식물인 제주고사리삼,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 환경부 지정 희귀식물 붓순나무, 보호식물 지정이 필요한 개톱날고사리 등이 서식하는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제주에서 곶자왈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자리한 에코랜드. 곶자왈 숲을 테마파크 형태로 개발한 이곳은 형형색색 미니기차를 타고 숲을 관람할 수 있다.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관광지로 쇠소깍을 빼놓을 수 없다. 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를 가리키는 쇠소깍은 원래 소가 누워 있는 형태를 닮았다고 해 '쇠둔'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제주도 방언으로 '쇠'는 효돈마을을 뜻하며 '소'는 연못, '깍'은 접미사로 '끝'을 의미한다. 강과 연못의 끝자락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강물과 바닷물이 섞여 있어 더욱 특별하다. 바다에서 쇠소깍으로 향하는 입구는 검은 모래가 감싸 특별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4월의 제주는 유채꽃 천지다. 성산일출봉ㆍ산방산ㆍ용머리해안ㆍ섭지코지 부근이 유명세를 타면서 인근 유채꽃밭은 입장료(1,000원)를 받는다. 표선면 가시리에서 정석비행장 쪽으로 가는 길의 유채꽃 도로는 돈을 내지 않고도 유채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10㎞에 걸쳐 유채꽃이 노란 카펫처럼 펼쳐져 있는 이 길은 만개한 벚꽃이 어우러진 요즘이 가장 아름답다. 제주 집집마다 심어놓은 동백꽃이 붉은 꽃잎을 떨어뜨리면 색다른 장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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