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산업이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은 조지 카이저(사진) 카이저-프란시스석유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새로운 가스공급기술을 활용해 가스산업의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스업체인 엘파소로부터 ‘에너지 브리지’라는 액화천연가스(LNG) 기화기술을 사들여 6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내년부터 이 기술을 이용해 가스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국내공급이 한계에 달해 수입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스를 수입할 경우 영하 162도에서 냉각시켜 압축한 후 LNG선을 이용해 운반한다. LNG선이 도착하면 해안 터미널에서 열을 가해 기체로 변환한 후 파이프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따라서 수입 수요가 늘어나면 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9ㆍ11테러 이후 미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테러를 우려해 웬만해서는 터미널 건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에너지 브리지기술이다. 이 기술은 바다에서 특수선박을 이용해 LNG를 기화한 후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카이저-프란시스는 미국 10대 가스공급업체로 도약한다. 카이저의 재산도 크게 늘어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현재 30억달러로 미국의 56번째 갑부다.
그는 과감한 베팅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은행 및 에너지산업이 공급과잉이나 부실채권 문제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때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그는 현재 카이저-프란시스와 함께 상장 금융회사인 BOK 파이낸셜의 지분 70%(평가금액 19억달러)를 갖고 있다.
그는 사업확장 과정에서 모험을 즐긴다는 평가를 일축한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결코 승부를 걸지 않는다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에너지 브리지 기술을 매입할 때도 그는 수년간의 시장조사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