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영화 질주는 계속된다

한국 영화의 질주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2월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가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데 이어 57회 칸 영화제(5월 12~23일)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 독), ‘올드 보이’(박찬욱)가 경쟁부문에 진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또 비경쟁 부문 중에서 ‘주목할만한 시선’부분에 ‘청풍명월’(김의석), ‘시네파운데이션’ 부분에 단편영화 ‘날개’(서해영), ‘감독주간’에 ‘생산적 활동’(오점균)이 각각 출품돼 올 칸영화제에 나선 한국영화는 총 5편에 이른다.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국내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2편이나 초청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 지난 2001년과 2002년 각각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취화선’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그 중 ‘취화선’은 그 해 감 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칸 영화제 출품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겹 경사를 누리게 됐다. 영화배우유지태는 ‘여자는…’과 ‘올드보이’에 모두 출연, 두 편의 작품으로 칸 영화제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았고 최민식 역시 ‘취화선’에 이어 ‘올드 보이’로 칸의 레드 카펫을 두 번째 밟게 됐다. 이처럼 한국 영화가 유럽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한국영화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다. 그간 해외 영화제에 진출했던 국내 영화들이 대부분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아 우리만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내세웠다면 이번에 초청 받은 영화들은 사랑과 복수 등 보편적인 줄거리와 정서를 담고 있다. 한국 영화가 더 이상 ‘신비한 영화 한편’이 아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준 있는 보편적인 영화’로 인정 받았다는 증거다. 실제로 올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서 2편 이상의 작품을 올린국가는 개최국 프랑스와 한국ㆍ미국ㆍ일본 등 4개국 뿐이다. 이제 막 초청작들이 공식발표 된 이른 시점이지만 영화계 일각에선 2002년 에 이어 우리 영화가 칸에서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루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지한파임은 영화계에서 공공연히 회자되는 이야기. 김홍준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임권택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 이후, 유럽에서의 한국 영화 인지 도가 한층 높아졌다”며 수상을 조심스레 점쳤다. ◇영화제 수상, 그 이익은?=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우리 영화들이 잇단 낭 보를 전해오고 있지만, 수상 경력이 곧바로 국내 흥행과 직결되진 않는다. 2002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취화선’의 전국 관객수는 106만명.월드컵 개최 시기를 감안한다면 그리 나쁜 흥행수치는 아니지만, 재개봉까 지 힌 작품치곤 뚜렷한 성과를 못 올린 셈. 그러나 단순히 국내 흥행 수치로만 칸 영화제 진출의 의미를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취화선’의 경우 수상 이후 프랑스ㆍ그리스ㆍ일본ㆍ베트남 등 총 10개 국가에 수출돼 약 50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고 제작사 태흥 영화사 측은 밝혔다. 이번 진출작 ‘올드보이’ 또한 이미 영국 등 총 11개 나라에 수출됐고, 올 2월엔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리메이크 판권까 지 팔린 상황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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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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