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칠레 협정체결/산업별 영향] 공산품 수출 증가

농가소득 年 500억 감소… 사과·배 개방서 제외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즉시 관세가 없어지는 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칠레와의 무역적자가 단번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칠레에 대한 수출은 5억7,300만달러, 수입은 6억9,600만달러로 1억2,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협정 체결로 제조업 수출은 6억3,600만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입은 2억500만달러 증가하는 데 그쳐 무역수지가 4억3,100만달러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공산품 수출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농산물 원부자재 등은 기본적으로 가격 탄력성이 없고 상당수 관세 철폐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급격한 수입 증가는 없기 때문이다. ▶ 전체 공산품 가운데 66% 무관세로 칠레시장 진입 자동차ㆍ무선통신기기ㆍ컬러TV 등 전체 공산품목 가운데 66%가 즉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일시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브라질 등 일부 남미국가와 유럽 지역이 이미 칠레와 FTA를 체결한 바 있어 국내 자동차업체들만 관세를 부담하며 수출해왔으나 이제는 대등한 경쟁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칠레는 우리가 세계적 강점을 갖고 있는 무선통신 분야에서 CDMA 방식을 채택한데다 정보통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통신기기의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농산품 파급효과 당초 우려와는 달리 사과ㆍ배 등 민감한 품목이 개방에서 제외됐고 세이프가드 규정 등이 있어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도ㆍ복숭아ㆍ돼지고기 등 일부 품목의 관세가 협정 발효 뒤 10여년간 줄어들다 결국 완전 철폐된다. 이에 따른 국내 농가소득 감소 효과는 연간 5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과일류는 칠레가 세계시장에서 포도 24%, 키위 17%, 배 17%, 사과 7.6% 등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과일 수출 강국이기 때문에 점진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사과ㆍ배ㆍ포도ㆍ복숭아ㆍ자두ㆍ키위 등을 완전 무관세화할 경우 연간 농가 피해액이 2,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축산물은 미미한 쿼터 물량을 제공한 뒤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이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23.9%인 관세를 10년 동안 감축해 철폐할 예정인 돼지고기의 경우에도 칠레의 수출 여력은 국내 소비량의 2.5% 수준인 연간 2만톤에 불과하다. ▶ 원산지 표시 효과 우리 주력 수출상품인 공산품은 수출가격 부가가치의 45%가 한국에서 창출될 경우 한국제품으로 인정해 원산지 기준을 비교적 쉽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공산품의 자국 부가가치율이 60% 이상이어야 원산지로 인정하고 있어 우리측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반면 농산품은 원산지 표시 규정을 까다롭게 해 최대한 칠레 농산품 수입을 어렵게 했다는 게 산업자원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례로 주스는 부가가치율이 80% 이상이어야 칠레산 주스로 인정하고 있어 우회 수출을 최대한 막기로 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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