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으로 감사인 계약 시기 앞당긴다

금융위 7일 시행령 개정안 발표

금융당국이 회계법인과 피감법인 간의 감사인 계약 시기를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피감법인이 감사인 계약을 무기로 회계 감사 때 회계법인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5일 "회계법인과 피감법인 간의 감사인 계약 시기를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까지 마무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시기는 오는 7일 발표되는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발표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규정에서는 피감법인과 회계법인의 감사인 계약을 사업연도 4개월 안에 마무리하고 2주 이내에 금융감독원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4월 말까지 감사인 계약을 마무리하면 되는 것이다.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3월말이다. 감사인 계약 기한이 감사보고서 제출 이후까지 이어지다 보니 그 동안 업계에서는 피감법인들이 감사인 계약을 거론하며 회계법인들의 회계 감사에 부당하게 개입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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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인회계사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감사인 계약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공회는 청년공인회계사회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금융위에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금융위는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에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피감법인과 감사인의 갑을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또 다른 갑을관계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감사인이 감사 보수를 많이 받기 위해 오히려 기업에게 횡포를 부릴 수도 있다"며 "감사인이 피감법인에 대해 '한정'이나 '거절' 의견을 내면 피감법인으로서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며 "감사인 계약 시기를 앞당기는 안도 우려되는 부분이 뚜렷한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7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애플코리아·샤넬 등 유한회사와 자산이 적더라도 매출이 큰 비상장 회사는 외감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외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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