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안방에서 청야니에 밀린 코리안군단

최나연, 1타 차이로 아쉽게 준우승…통산 100승 달성 또 미뤄져

최나연(오른쪽)이 9일 미국 LPGA 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5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청야니의 드라이버 샷 궤적을 바라보며 티 샷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좋은 자세와 좋은 준비, 그리고 미소.’ 경기 때마다 이렇게 적힌 메모를 가지고 다니는 청야니(22ㆍ대만)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최대 경쟁자들인 한국 선수들의 안방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려는 의지로 보였다. 홈에서 통산 100승 잔치를 펼치려던 한국(계) 선수들은 청야니의 벽에 또 한번 가로막혔다. 코리안 군단의 선봉에 섰던 최나연(24ㆍSK텔레콤)이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아깝게도 단 1타 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나연은 9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쳐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날 5타를 줄인 청야니(14언더파)는 시즌 6승째를 수확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우승상금 27만 달러를 받은 청야니는 시즌 상금 239만 달러로 2위 크리스티 커(미국)와의 격차를 약 100만 달러로 벌려놓았다. 반면 세계랭킹 4위인 최나연은 이 대회 3연패를 이루며 100승 기념비에 이름을 새기려던 꿈이 아쉽게 좌절됐다. 청야니는 코리안 군단이 지난 7월 유소연(21ㆍ한화)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99승을 달성한 이후 7번째 나선 도전에서 3차례나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2라운드 단독 선두 양수진(20ㆍ넵스)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최나연과 청야니의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흘렀다. 전반을 마쳤을 때는 청야니가 3타 차로 치고 나가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나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0번홀(파4)에서 4m 남짓한 퍼트를 성공시킨 최나연은 이어진 11번홀(파4)에서도 3.5m 버디 퍼트를 또 성공시켜 1타 차까지 추격하면서 안개 속 승부로 몰아갔고 13번홀(파5)에서는 버디를 주고 받았다. 팽팽하던 접전은 사실상 15번홀(파4ㆍ323야드) 파워 싸움에서 갈렸다. 벙커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이 홀에서 최나연의 드라이버 샷은 왼쪽 벙커에 빠져 파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 청야니는 ‘1온’에 성공하고 2.5m 가량의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 가볍게 버디를 보태면서 2타 차이로 달아났다. 최나연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마지막까지 압박했으나 청야니가 짧은 파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랭킹 2위 양수진은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최나연, 청야니에 당당히 맞서며 강지민,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나란히 공동 3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