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토의 16.1%가 카드뮴·니켈 등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반도의 5배 크기에 해당한다. 중국산 농산물이 이미 우리 식탁을 점령한 상황에서 토지 오염에 의한 농산물 오염 피해가 우려된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중국광파망 등에 따르면 전일 중국 환경보호부와 국토자원부가 조사한 전국 토양오염 실태조사 결과 전국토의 16.1%가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토지를 오염 수준에 따라 나누면 경미한 수준이 11.2%로 가장 많았고 경도·중고·심각도는 각각 2.3%, 1.5%. 1.1%로 조사됐다.
토지 용도별로는 경작지의 오염 비율이 19.4%로 가장 높았고 목초지와 산림의 오염 비율이 각각 10.4%와 10%를 기록했다. 오염 유형별로는 무기형 오염이 82.8%로 가장 많았으며 유기형 오염과 복합형 오염이 그 뒤를 이었다.
토양오염 유발물질은 무기오염물은 카드뮴(7%), 니켈(4.8%), 비소(2.7%), 구리(2.1%), 수은(1.6%), 납(1.5%), 크롬(1.1%), 아연(0.9%) 등의 순으로 많았고 유기오염물 중에서는 육염화벤젠(BHC), DDT,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비율이 각각 0.5%, 1.9%, 1.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공업지대가 밀집된 창장삼각주·주장삼각주 지역의 오염이 심했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와 국토부가 지난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9년간 홍콩·마카오·대만 등을 제외한 중국대륙 630만㎢의 토지에 대한 오염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도 토양오염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됐지만 정부가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기밀을 유지했다. 보고서에는 "전국 토양환경이 전반적으로 나쁘다"며 "특히 경작지 환경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중국 정부가 토양오염이 식량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환경전문가들은 중국 토양오염의 원인으로 광산개발과 무분별한 산업화, 대기오염을 꼽았다. 특히 공기 속의 각종 유해물질이 비와 함께 땅으로 흡수되며 토지와 물을 모두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WSJ는 그린피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기오염은 눈에 보이지만 토양오염은 마지막에 음식이 섭취될 단계에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린위수어 환경부 토양오염방지연구센터 주임도 "토양오염이 지하수·대기 등 여러 방면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농작물 생육과 먹이사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택과 학교 등 토지오염에 민감한 건축물을 통해서도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토양오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카드뮴 쌀, 중금속 채소 등 많은 식품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농산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양오염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난 만큼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엄중한 토지환경 상황에 맞서 국가 차원에서 토지환경 보호와 오염 처리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토양오염과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스모그에 이어 수돗물 오염, 토양오염까지 나타나며 중국은 인간이 살아가는 필수 3요소인 공기·물·흙이 모두 오염됐다 2월 올해 최대 규모의 스모그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중동부지역을 뒤덮으며 중국 정부는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국토의 15%인 143만㎢가 스모그로 뒤덮였다. 수질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칭하이성 란저우의 벤젠 수돗물은 물론 스위스 연방수생과학기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간쑤성·신장자치구·네이멍구자치구 등의 주민 1,960만명이 먹는 물에서도 비소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