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국제
국제일반
'0.5%p의 승리' 혼돈의 멕시코를 가다
입력2006.07.09 17:12:03
수정
2006.07.09 17:12:03
40만 시위대 "보토 포르 보토"<br>경제실패에 빈민층 불신 폭발 "혁명 있을것"<br>오브라도르 후보"개표 사기… 끝까지 투쟁"
| 멕시코 좌파 진영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중심가 소칼로광장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소칼로광장에 운집한 40만명의 오브라도르 후보 지지자들이 모든 투표용지를 빠짐없이 재개표할 것을 주장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연합뉴스
|
|
'0.5%p의 승리' 혼돈의 멕시코를 가다
40만 시위대 "보토 포르 보토"경제실패에 빈민층 불신 폭발 "혁명 있을것"오브라도르 후보 "개표 사기… 끝까지 투쟁"
멕시코시티=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관련기사
"4,100만표 모두 확인없인 절대 결과 승복 못한다"
멕시코 금융시장 '롤러코스터'
초박빙 승부를 펼쳤던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가 승리했다. 하지만 좌파 후보의 불복으로 멕시코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 진출 교두보로서, 또 우리보다 앞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멕시코의 혼란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3회에 걸친 특파원 르포를 통해 '혼돈의 멕시코'를 진단한다.
8일(현지시간) 오후5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멕시코시티 중앙에 위치한 소칼로광장은 멕시코 국기와 노란색 좌파 민주혁명당(PRD) 정당 깃발로 뒤덮였다. 소칼로광장의 대형 십자도로도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시위인파로 꽉 들어찼다. 멕시코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대선개표 불복종'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 전국 31개 주에서 40만여명이 모인 것이다.
5~6시간 이상 차를 타고 온 남부지역의 빈민들이 대부분이다. 손에는 굳은 살이 박히고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검게 탄데다 깊은 주름이 가득하다. 옷은 남루해 한눈에 어려운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이중에는 손자의 손을 붙들고 나온 할머니도, 만삭의 임산부도 보인다.
이들은 '혁명이 있을 거야' '정부는 선거 사기를 치고 있다'등의 팻말을 흔들며 '보토 포르 보토(voto por voto)'를 외쳤다. 모든 투표지를 한표 한표 빠짐없이 열어보라는 요구다.
오브라도르 후보가 연단에 올라 선거불복을 선언하자 광장이 폭발할 듯한 환호로 일렁거린다. 이들은 한목소리로'당신이야말로 우리의 대통령'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를 울부짖었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사진 아래 '노동자 계급을 위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흔들고 있는 모습에서 현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소칼로광장 집회 뒤 멕시코시티의 셰러튼호텔에서 항의집회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대선 개표는 일종의 사기"라며 "우리는 우리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투표지 4,100만장에서 한 장도 빠뜨리지 않고 카운트해야 한다"며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PRD와 내 지지자들은 계속적으로 시위와 집회를 열어 우리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장 뒤덮은 노란깃발 "대선 안끝났다"
중산층·지식층도 "선거부정 사례 고발하러 왔다"
오브라도르 "선관위와 칼데론 한통속" 해외 호소
입력시간 : 2006/07/09 17:12
-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