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투자인센티브 축소 움직임 '차이나 리스크'

중국 진출 기업들의 3중고는 한마디로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에 따른 부작 용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를 만큼 투자가 집중 되다 보니 원자재와 전력은 물론 인력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이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중국의 올 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보다 8% 늘어난 530억 달러로 전세계 FDI 총액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쓸 만한 인력이 부족하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윤우 반도체 총괄 사장, 이상현 중국본사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칭화대ㆍ베이징대 등 명문 대학을 돌면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중국 대학생 취업 선호도2위 기업인 삼성전자조차도 우수인력 구하기가 만만찮다는 반증이다. D 전자 관계자는 “우수 인재들은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보다 미국ㆍ유럽 등 다국계 기업을 더 선호한다”며 “어렵게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이직률이 매우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숙련된 생산직을 구하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은 현재 고졸 취업자나 농촌 인구 유입 등을 통해 매년 1,000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노동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생산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인력은 제한돼 있다는 것. 현대 모비스 현지법인인 베이징모비스 관계자는 “인근 자동차기계공고 출 신들도 밀링 등 기본 기술을 갖춘 인력이 거의 없어 모두 재교육해서 현장 라인에 투입하고 있다”며 “쓸만한 사람은 능력에 비해 임금 요구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이동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비용을 훈련시킨 숙련공들이 다른 경쟁사로 이동, 관련 기술이나 노하우 유출마저 우려되고 있다. 또 가파른 임금 상승과 공회(노동조합)의 단체행동 증가, 중국 정부의 근로자 권익 보호 강화 등도 인력 운영의 장애 요인으로 떠오른 상태다. 가령 지난해 베이징시의 평균 임금은 15.8%나 올랐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A사 관계자는 “진출업체들의 공통적인 애로점은 당초예상보다 인건비 지출이 많다는 것”이라며 “임금은 물론 복지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예상보다 50% 이상 높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ㆍ전력난 등 애로요인 속출= 최근 국내 최대의 캐주얼용 면방 생산업체인 태창기업은 지난 2년 동안 추진해온 중국 공장 설립 계획을 사실 상 포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면방 관련 시설이 포화상태에 다다 른 데다 전기ㆍ수도 등 기반 시설 미흡,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실익이 거의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저장ㆍ장쑤ㆍ후난ㆍ푸젠 등 중국 13개 성은 제한 송전을 실시 중이다. 강태길 LG전자 타이저우(泰州) 법인장은 “상당수 현지 업체들이토ㆍ일요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며 “최근에는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토ㆍ일요일 대신 월요일에 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원자재난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부대개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등으로 현지 건설 수요가 급증,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다 가격이 크게 올라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 이다. 강 법인장은 “철강 가격은 한국보다 비싸고, 알루미늄ㆍ동 등 비철 금속도 원자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 만 중소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B사 관계자도 “한국에서 들어오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 면서 원가부담이 10%이상 높아졌다”며 “중국에서 원자재를 조달하려 해도 가격이 너무 올라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외자 기업과 현지 기업의 법인세를 단일화하는 등 투자 인센티브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와 중국 내수 시장을 고려한 현지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손철기자 runiron@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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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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