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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분노의 세계화·신뢰경쟁… 2012 한국 사회 주도한다

■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 (한국트렌드연구소 지음, 중요한현재 펴냄)<br>시티 파머·칩 시크 등 10대 메가트렌드 제시<br>시대의 거대한 흐름 속 우리가 나아갈 방향 조언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 한국의 등록금 시위 등 분노의 글로벌화는 내년에도 한국 사회를 덮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트렌드연구소는 내년에 한국에서 일어나게 될 주요 트렌드로 사회적 소요의 세계화, 신뢰경쟁, 시티 파머 등 10가지 이슈를 지목했다.

검은 대륙을 뜨겁게 달군 재스민혁명, 아랍권과는 조건도 상황도 판이한 런던 폭동 및 미국 월가 점령 시위,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진 등록금 인하 요구 시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트렌드를 관찰, 분석해 온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이 현 사태에 대해 '분노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나섰다. 1980년대 이후 30여년간 '글로벌화'라는 배를 타고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세계를 장악했지만 그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심화된 양극화가 부메랑이 되어 분노의 글로벌화가 표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2006년 미국에서 나온 '2030세대, 빈털터리 세대' 및 최근의 '점령(Occupy) 세대'와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1000유로 세대', 우리나라의 '88만원 세대' 등을 언급하면서 "일찍이 미국과 유럽, 한국의 동시대 젊은이들이 이토록 판박이 같은 별칭을 공유한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더욱이 한국은 내년에 4%대 혹은 그 이하의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상황에서 세계적 불황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의 비유를 빌리자면 "배는 고프고 주머니는 비었는데 쪽박마저 깨지게 생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저자는 내년에 우리가 목도하게 될 필연적인 변화로 '메가트렌드' 10대 이슈를 지목한다. ▦사회적 소요의 세계화 ▦신뢰 경쟁 ▦소셜 익스피리언스(Social Experience) ▦다이렉트 서비스 ▦칩 시크(Chip Chic) ▦시티 파머(City Farmer) ▦실버 부머(Silverboomer) ▦친고령화 도시 ▦아시아 중산층 ▦철도 르네상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정치적 갈등이 비즈니스와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면서 독재정권이나 부패한 월가에 대한 분노가 반시민적 행보로 낙인찍힌 기업들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좀 더 투명해져야 하며, 의도와 실천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바로 사회적 소요의 세계화이다. 금융자본주의 체제나 이윤만 챙기려는 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불신의 지뢰밭을 뚫고 신뢰를 얻은 기업의 지위는 더욱 향상될 것(신뢰 경쟁)이라고 말한다. 디지털의 일상화는 인간의 삶에 진화를 가져오면서 사람들은 개인화된 디지털 도구들과 소프트웨어, SNS, 미디어를 이용해 일상의 매 순간 누군가와의 관계를 경험(소셜 익스피리언스)한다. 또 클라우딩 컴퓨팅, 증강현실, 새로운 디스플레이나 디바이스 등 스마트 소비자를 위한 최종 병기인 다이렉트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시대의 블루칩으로 칩 시크(Chip Chic)가 뜰 것으로 전망됐다. 유니클로ㆍ자라 등 패스트패션에서 시작된 '저렴하지만 멋진' 브랜드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된다는 것. 또 2012년 최대 소비 그룹으로 50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향후 실버 사업과 문화를 이끌면서 주력 소비층인 실버부머로 부상하고, 고령자를 도시적 삶의 주체로 적극 수용하는 친고령화 도시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자는 특히 세계 경제 위기가 오히려 아시아의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 지역 중산층의 성장에 주목한다. 아시아개발은행(ABD)은 아시아의 중산층 인구가 19억 명이며 2030년이면 전세계 구매력의 43%, 무려 32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의 향후 10년간 생명선이나 마찬가지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자연을 체험하면서 신체적, 심리적 위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시와 농업을 접목시킨 시티파머도 각광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도시를 떠날 수 없다면 도시적 삶을 바꾸자'는 욕구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쉽게 식품을 가꿀수 있는 농업이 큰 시장으로 성장해갈 것이다. 또 선진국들이 글로벌 경제의 신성장축으로 철도에 주목하고 있어 철도 르네상스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이 좋고 안전하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철도는 세계 5위권의 철도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도전할만한 분야다. 책이 소개한 10대 메가트렌드가 100% 적중하리라고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지만 시대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참고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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