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쌀값 바닥 찍었나

쌀ㆍ밀 대체수요 늘고. 동남아 수급부족.


주요 곡물수출국들의 기상이변으로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쌀 가격도 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쌀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데다 밀 가격 급등으로 대체재인 쌀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산출량은 주요 생산국인 태국과 파키스탄 등의 천재지변으로 상당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쌀 가격이 올 들어 25% 떨어진 상태이지만 주요 곡물의 가격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급차질 우려 때문에 최근 강력한 반등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의 쌀 기준가인 태국의 수출용 도정미의 가격은 앞으로 두 달간 15% 오를 것으로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에르메스 인베스트먼트는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자체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인용, 이 기간에 쌀 가격이 9.6%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쌀은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시장에서 지난 2008년 4월 100파운드당 25.0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현재는 11.1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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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상승 전망은 주요 곡물들의 가격 오름세에 따른 연쇄적 파급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웨인 고든 곡물시장 애널리스트는 “밀 가격 급등은 쌀을 비롯한 기타 작물에도 영향을 끼치는 2차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쌀을 대안으로 찾으면서 가격을 동반 상승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쌀 가격은 지난 8월 5일 밀에 비해 톤당 53달러 낮았지만 지난 20일에는 이 차이가 15달러까지 좁혀졌다.

여기에 세계 1위와 3위의 쌀 수출국인 태국과 파키스탄이 각각 가뭄과 홍수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 점도 가격 불안심리를 증폭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국가적 재앙 수준의 물 난리로 농지 전역이 황폐화하면서 수확량이 20% 줄어들고 수출량도 그간 평균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인 필리핀이 “가뭄으로 자체 생산량이 줄어들어 올해 수입량을 역대 최대치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점도 악재이다. 만약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식량확보 차원에서 지난 2008년의 글로벌 식량위기 때처럼 수출제한에 나선다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반면 쌀 수요는 올해에도 증가세가 예상된다. 미 농무부는 2010~2011년 쌀 수요량이 전년보다 4%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다이어파슨은 “쌀의 수급상황이 역사적 흐름에 비춰볼 때 매우 빠듯하다”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2년간 지금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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