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통령 레임덕 본격화 조짐

통일·외교 정책싸고 당·정·청 잇단 파열음<br>경제분야선 컨트롤타워 총체적 붕괴 비난도<br>정계개편 논의 급물살…대통령 더 무력화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력에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정치ㆍ외교 부분에선 부처간 혼선과 당ㆍ청 갈등이 잇따라 불거지고 경제 분야에선 조정능력상실로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듯한 양상마저 눈에 띈다. 노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해 정무 특보단 신설과 ‘코드 인사’ 강행 등 정면 돌파의 의지를 보이지만, 한번 샌 물줄기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봇물처럼 터지는 외교 혼선= 통일ㆍ외교 정책의 혼선은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표면화하고 있다. 포용정책의 지속 여부를 둘러싸고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등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더니 최근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차 핵실험 메시지에 대한 해석을 놓고 외교부와 통일부가 각각 다른 입장을 밝히는 등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외교라인 교체로 이어졌지만, 이 와중에서도 또 다른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김승규 국정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정부 부처내 잠복해있던 대북정책에 대한 노선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 특히 김 원장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대북포용론자들에 대해‘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설은 증폭되는 모양새다. 또 최고권부 중 하나인 국정원 내부의 알력설까지 흘러나온다. 상명하복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근간으로 하는 국정원 내 일부 세력이 김 원장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다. ◇붕괴되는 경제 사령탑=신도시 사태에서는 경제라인의 컨트롤타워가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정문수 청와대 경제 보좌관이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기자간담회 30분 전에야 발표사실을 통보 받는 이해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경제 사령탑인 권오규 부총리마저 당일 오후에야 신도시 세부 계획을 보고 받는 등 시스템 붕괴 흔적이 역력하다. 뿐만 아니다. 경기 부양을 놓고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출자총액규제는 산업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각각 맞선 채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대도 청와대 경제 수석실은 ‘경제는 부총리가 책임진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정계 개편, 힘 잃은 노 대통령=노 대통령은 최근 한 측근 인사를 단독으로 면담한 자리에서 “지금은 정계개편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해찬 전 총리 등 여당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서도 ‘헤쳐모여’식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한번 터진 정계 개편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심지어 김한길 원내대표는 31일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에 집중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가 ‘꼬마 민주당’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형국이다. 노 대통령의 힘(통치권)은 자꾸만 소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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