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우정 나누며 세상 깨닫는 판타지 형식의 성장 영화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는‘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형식의 영화지만 성장 영화 쪽에 더 가깝다.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를 극장에서 관람하는 관객이라면 영화의 실제 모습을 보고 자칫 당황할 수도 있겠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등 화려한 판타지를 기대했지만 정작 영화 속 등장하는 이야기는 한 미국 시골 마을 두 아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하지는 말기 바란다. 그 두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드라마가 곧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판타지의 외관을 하고 있지만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의 진정한 정체는 성장영화. ‘나니아 연대기’보다는 ‘마이 걸’, ‘굿바이 마이 프렌드’에 더 가까운 영화다. 영화는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 수상작가인 캐서린 패터슨의 1977년작 동명 동화가 원작. 외로운 소년과 소녀가 서로 공감하면서 진정한 친구가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이미 미국은 물론 유럽 유수 국가에서 필독서로 선정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 출간돼 많은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원작을 충실히 화면에 옮겼다. 미술에 특출난 재능을 가졌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그 꿈을 펼치지 못하는 소년 제시(조쉬 허처슨)가 영화의 주인공. 그는 누나와 여동생 사이에서 파묻혀서 집에서는 외톨이고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날 레슬리(안나 소피아 롭)라는 소녀가 도시에서 전학 온다. 조금 특이한 옷차림에 상상력이 넘치는 소녀 레슬리와 제시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둘은 숲속 깊은 곳 자신들만의 공간을 ‘테라비시아’라 이름 붙이고 레슬리의 상상을 바탕으로 둘만의 상상의 왕국을 꾸며나간다. 이런 상상을 통해 외롭던 두 아이는 처음으로 세상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둘 사이에 한가지 비극이 닥치고 이 비극을 통해 제시는 한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두 아이의 우정과 이를 통해 깨닫는 다양한 세상의 이치들을 감동적인 이야기에 담아낸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한 영화다. 좋은 친구가 되고, 그 친구와 교감을 나누고, 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영화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성인들은 어릴 적 동심에 대한 애잔함과 잊었던 어린시절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와 성인이 보기에 모두 적당한 영화다. 영화에는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판타지적 요소도 군데군데 담겨있다. 영화는 아이들이 상상하는 테라비시아의 모습을 실제 화면으로 재현해주는데 고대의 숲과 이 곳에 등장하는 괴물들의 모습도 그럴 듯 하다. ‘반지의 제왕’같은 스펙타클한 장면은 없지만 판타지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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