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환율 급락에다 경제지표마저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시장은 일단 동결 쪽에 베팅을 한 듯하다. 지난 4월 중순 5%선을 상회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후 4.80%선 근처까지 떨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환율 우려 발언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발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도 “성장률이 1ㆍ4분기에 전기비 1.3%, 2ㆍ4분기 1.2%, 3ㆍ4분기 1% 정도로 예상되는 마당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섣불리 올릴 경우 정부가 환율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한은으로서는 이런 논리에만 빠져들 수 없는 것도 사실. 부동산 값 불안이 상존하고 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 차원에서도 금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하향 곡선인) 거시경기지표의 패턴을 감안하면 “이번에 못 올리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한은 관계자)는 조바심이 가위를 누르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은이 ‘동결 및 다음달 인상 시사’라는 양수겸장식 해법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