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삶을 되새겨보는 창작극 눈길

'서안화차'등 3편, 진시황릉 재현등 대형무대 연출도 볼거리

인간 소통문제를 진솔하고 차분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서인화차'

인간 소통문제를 진솔하고 차분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서인화차'

삶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연극들이 5월의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3일 개막한 서울연극제에 이어 예술의 전당의 연극시리즈 등 볼만한 연극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어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연극계에 불고 있는 창작극 활성화 붐에 힘입어 탄탄한 작품성을 겸비한 연극들도 눈에 띈다. 또한 3m가 넘는 거대한 인형이 등장하기도 하고, 진시황릉을 재현하는 등 실험적이며 독특한 무대연출 등 디지털 영상매체와는 다른 색다른 볼거리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미생자 =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 또는 태어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을 뜻하는 미생자(국립극장 별오름극장ㆍ5월19일~23일)는 우리 역사 속에 존재했던 전쟁들을 겪으며 살아온 주인공을 통해 전쟁이 인간에게 주는 고통과 전쟁을 만들어 내는 권력관계를 읽을 수 있다. 배경은 800년 전 원나라가 고려를 침탈하던 때. 아비를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어야만 하는 아이가 어미에 의해 죽고 인간이 아닌 ‘총알’로 다시 태어난다. 총알이는 몽고항쟁, 임진왜란, 한국전쟁까지 이땅에서 벌어진 모든 전쟁에 참가하며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한다. 파괴된 인간의 상징물인 거대한 인형, 평화를 사랑하는 나무, 등 무대장치도 관객들의 또 다른 볼거리다. ◇서안화차 = 지난해 국내 연극부문 9개상을 수상한 서안화차(정美소ㆍ5월 13일~30일)는 국내 연극평론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연극학자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 또 배경이 되는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도 한창이다. 서안화차는 동성애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관심을 두고 있어 인간 본연의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주인공은 안상곤은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 서안의 여산릉 여행길에 오른다. 진시황의 지하 궁전에 갇혀 최후를 맞은 인부들과 노예들의 감정에 자신의 과거를 연결해 떠올리며 연극은 시작된다. 탄탄한 작품성과 아울러 진시황릉이 재현되는 환상적인 무대연출과 타악의 청명한 음악이 어우러져, 서안으로 향하는 기차여행에 함께 하는 관객들은 한 남자의 위태로운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즐거운 인생 =젊은 연극인을 위한 실험 무대인 즐거운 인생(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ㆍ5월 12일~30일)은 미치도록 쓸쓸한 인생들의 즐거운 이야기.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음악선생 범진, 앵벌이로 세상을 깨달은 제자 세기 등 등장 인물들이 겪는 사랑, 좌절, 분노의 과정을 통해 사랑과 희망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표현된다. 밀려오는 참을 수 없는 외로움과 문득 발견하게 되는 존재의 즐거움. 이 충돌과 모순에서 우리의 실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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