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역사의 향기] <23> 고려 남경


서울 지역에 한 국가의 수도급 위상을 부여한 나라는 백제가 처음이다. 다만 백제는 도성을 한강의 남쪽인 지금의 송파구에 뒀다. 낙랑군ㆍ고구려 등 적대세력에 대항해 한강을 방어선으로 삼기 위해서다. 당나라ㆍ발해와 대립하던 신라도 지금의 경기도 하남시인 이성산성에 한강하류 지역의 치소를 뒀다. 지금의 종로를 중심으로 한 북악산과 남산 사이 땅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은 개성에서 창업한 고려인들이다. 고려는 940년 지방행정조직을 만들면서 한강을 경계로 북쪽은 양주, 남쪽은 광주로 나누었다. 이후 양주의 비중이 점점 커졌고 1067년 고려 4대 수도(4경, 즉 개경ㆍ서경ㆍ동경ㆍ남경) 중의 하나인 남경으로 승격됐다. 풍수도참사상을 강하게 믿은 고려인들에게 삼각산, 즉 북한산은 명당 중의 명당이었다. 때문에 삼각산 바로 아래 있는 양주가 부각된 것이다. 또 한강을 끼고 있고 수도 개경에서 남부지방으로 갈 때 거쳐야 하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 사진은 북한산 비봉에서 내려다본 서울이다. 왼쪽 중간이 북악산, 위쪽이 남산이고 오른쪽이 인왕산이다. 가운데 너른 땅의 중요성을 고려인들이 비로소 깨달았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