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함에 따라, 이번에는 1,000포인트대에 안착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84년과 1999년 각각 지수 1만포인트의 벽을 돌파한 후 안착한 일본과 미국의 경험을 살펴봄으로써, 돌파 이후의 장세를 전망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미국 주식시장부터 살펴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DJIA) 지수는 지난 1999년 3월 역사적인 저항선 1만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었다. 당시 1만포인트 돌파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1991년 이후 시작된 미국 증시의 랠리가 장기화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기간 10년 만기 미 재무성증권 수익률이 무려 365bp(3.65%)나 떨어지며, 기업실적 개선은 물론 주식투자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요인은 달러강세 현상을 들 수 있다.
지난 1992년 달러 지수는 79포인트 전후에 머물러 있었지만, 1999년 3월 95.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달러강세에 따른 물가안정이 저금리의 바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투자자들의 달러자산 선호현상을 불러 일으켜 랠리의 연료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였다. 마지막 강세 요인은 실적의 지속적인 상승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랠리가 본격 촉발되었던 당시 S&P500기업의 EPS(주당 순이익)는 27.1달러였지만, 1999년 3월에는 무려 52.16달러로 두 배 이상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었다.
한편 일본 주식시장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84년 닛케이 225지수가 지수 1만 선을 돌파했을 때, 일본 경제는 엔화강세·금리하락·실적개선이라는 세 가지의 순풍을 만나고 있었다. 1981년 10%를 넘던 10년 만기 일본국채 수익률은 국제유가 하락에 본격화되며 크게 하락해 1984년 말에는 6%선까지 떨어졌다.
더 나아가 엔화가치는 점진적인 강세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기업실적 역시 세계적인 저유가와 소니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경쟁력이 개선되며 ‘Japan as No. 1’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개선 추세를 지속했었다.
이상의 경험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저금리 및 통화가치의 안정적인 강세, 더 나아가 실적개선이라는 세 가지의 요인이 중요한 저항선을 돌파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국 증시도 유례없는 저금리 속에 원화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앞의 세 가지 요건 중 두 가지를 충족하고 있지만, 최근 기업실적이 부진해 1,000포인트 안착을 확언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을 고비로 한국기업의 이익이 대단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다, 하반기 실적전망이 밝아지고 있어 1,000포인트 안착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