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치질 예방·관리하려면… "온수 좌욕 꾸준히 하라"

환자 절반, 증상 4년뒤병원에… 여성들 수치심에 치료 소극적<br>식물성 섬유소 섭취 늘리고 올바른 배변 습관 들이기 중요



남들에게 말못할 질환인 치질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치질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치질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만 67만여명에 이른다. 치질은 이처럼 흔한 질환이지만 문제는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발생 부위가 항문이다 보니 드러내놓기 어려워 병원을 늦게 찾는 것도 치질 치료를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치질 증상 발생시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재발이 잦은 질환인 만큼 좌욕을 생활화하고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등의 식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질 환자 절반 이상이 증상 발생 4년 지나 병원 찾아=치질은 항문에 나타나는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항문 밖으로 근육이나 혈관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 항문이 찢어져 생기는 치열, 항문 주위가 자꾸 곪아 구멍이 생기면서 고름이나 대변이 밖으로 새는 치루를 모두 포함한다. 이 중 치핵이 70% 이상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치핵을 치질이라 부른다. 치질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병원 방문을 더디게 한다. 최근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이 병원에서 치질 수술을 받은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치질 증상으로 10년이라는 세월을 참다가 병원을 찾았다는 비율이 24.6%나 차지했다. 다음으로 4~9년이 22.9%로 뒤를 이었고 1년 미만은 26.3%에 불과했다. 즉 치질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치질 증상이 생긴 지 4년이 지난 후에 병원을 찾은 것이다. 특히 성별에서 여성의 경우는 10년 이상 걸린 비율이 36.5%로 남성 15.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이 치료에 더욱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두한 대항병원 원장은 "치질 수술을 하면 재발한다거나, 수술시 통증이 너무 심하다거나 하는 잘못된 인식이 치질 환자의 병원 방문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라며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치질 발생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심 때문에 여전히 병원을 찾지 않고 있어 치질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또 "치질을 계속 참게 되면 출혈과 통증ㆍ탈항 증세가 동반될 수 있고 치질이 3기에서 4기로 넘어갈 경우에는 수술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며 "초기에 병원을 찾게 되면 식이섬유 섭취나 좌욕 등의 생활요법 등으로도 치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봉화 한림대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항문 출혈의 원인은 대부분 치핵이지만 대장암의 초기 증상도 항문 직장 출혈인 경우가 있으므로 치핵이라고 자가진단하지 말고 반드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며 "치핵과 대장암이 혼재돼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으므로 치핵이 재발하거나 잘 낫지 않는 치핵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 대장암 여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수좌욕 생활화 하고 변비 예방해야=치질 증상의 개선과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온수좌욕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좌욕은 항문 괄약근을 이완시킴으로써 근육 경련으로 인한 통증을 경감시키며 항문 부위를 청결히 세척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항문 부위에 생긴 혈전의 용해나 상처의 치유를 촉진시킨다. 좌욕은 물을 끓일 필요 없이 온수와 냉수를 적당히 섞어 미지근한 온도의 물을 좌욕기나 대야 등에 준비하고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아 있으면 된다. 한번에 3~5분씩, 하루 두세번 정도, 배변 직후, 외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물에 소독약이나 소금 등을 넣지 말아야 하고 좌욕시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평소 장시간 고정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수시로 자세를 바꾸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도 항문건강과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은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치핵 부위에 출혈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치질 환자는 가급적 음주를 삼가야 한다. 또한 치질 예방에 매우 중요한 것이 올바른 배변습관이다. 우선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한번에 5분 이상 변기에 앉지 않고 신문이나 잡지책은 들고 가지 말아야 한다. 장이 건강해야 배변이 수월하고 항문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식물성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장운동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 김ㆍ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등의 곡물류, 고구마ㆍ감자 등의 구근류, 사과ㆍ알로에ㆍ당근 등 채소나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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