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상위 20~40% 안에 드는 60세 이상 가구의 절반이 2년 새 하위 계층으로 추락했다. 중위소득 가구의 경우도 다섯 가구 중 두 가구가 수득 수준이 떨어졌다. 또 2년 전 빚이 없던 가구 가운데 30%는 올해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소득층과 최고소득층의 계층 이동도 다른 계층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5일 통계청이 2011년과 2013년 기준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가구의 동태적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서다.
◇60세 이상 중산층 붕괴=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가구주인 가구 중에서 2년 새 소득분위가 하락한 비율은 18.6%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에 비해 소득 수준이 올라선 14.7%보다 3.9%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산층으로 불리는 3·4분위의 '계층' 하락이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의 경우 2011년과 비교해 절반이 넘는 51.5%가 소득 수준이 내려앉았다. 최고소득층(5분위)로 올라선 비중(14.7%)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중위소득 계층인 3분위도 1·2분위로 소득이 떨어진 비중이 38.7%였다.
자산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에도 60세 이상의 계층 하락은 17.9%로 상승(10.6%)보다 7.3%포인트가 높았다. 역시 3·4분위의 내림세가 두드러졌고 다른 연령대의 경우 상승한 경우가 하락한 경우보다 많았다.
이렇다 보니 2년 사이에 빈곤상태로 진입한 비중도 60세 이상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빈곤선(중위소득의 50% 미만) 위에 있다 2013년 그 밑으로 떨어진 60세 이상 가구 비율은 15.8%로 전체(7.4%)의 두 배가 넘었다.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비중 역시 83.2%로 40~59세(52.6%), 39세 이하(46.3%)보다 30~40%포인트가량 높았다.
◇부채 새로 생긴 가구 30% 늘어=2012년과 부채가 없던 가구 중 2년 새 빚이 새로 생긴 가구 비율은 30%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9세 이하가 41.9%로 가장 높았고 40~59세가 38.9%, 60세 이상은 15.8%로 조사됐다. 부채가 있던 가구 중 부채를 모두 상환한 비율은 16%, 남아 있는 비중은 84%로 집계됐다.
금융부채만 놓고 보면 2012년에 부채가 없는 가구 중 올해도 부채가 없는 비율은 73.5%, 새로 발생한 가구는 26.5%다. 2012년에 부채가 있는 가구 중 올해 부채를 모두 상환한 비율은 19.6%, 부채가 남아있는 비율은 80.4%다. 통계청 관계자는 "40세 미만이 부동산 거래나 생활자금 마련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빚을 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활발하지 않은 계층 이동=2011년 소득분위가 2013년에도 유지된 비율은 최빈곤층(1분위)와 최고소득층(5분위)에서 각각 75.9%, 71.2%로 다른 분위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자는 여전히 부자고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다는 의미다. 다만 신분이동은 젊은 계층에서 가장 활발한 편. 39세 이하는 소득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52.4%로 40~59세(55.6%)와 60세 이상(66.7%)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