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급해진 그리스 "구제금융 실사 잘받자"

IMF 등 80억유로 지급 위한 긴축안 점검<br>총리 美 방문 취소하고 협조 이끌어내기로


"이번주가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 극복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에 남기로 했다." 당초 18일부터 일주일간 방미일정을 잡았던 게오르기이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7일방문일정을 전격 취소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정책 당국자들을 만나 구제금융 등과 관련한 협조를 이끌어 내려던 것보다 이번주로 예정된 실사단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80억유로의 지원금을 받아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그리스의 자구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달말로 예정됐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6차분 지원분 승인을 다음달 초로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중앙은행(ECB)ㆍ유럽연합(EU)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은 19일 구제금융 1차지원금 6차분에 해당하는 80억유로를 지급하기 위한 재점검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실사에서 그리스 정부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트로이카 팀의 보고서는 일찍이 유로존 정상들이 합의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이행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각국이 정상회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자면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19일 트로이카 실사단의 고위간부들과 회의를 갖고 그리스의 자발적인 긴축정책 및 이행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10월 중 구제금융 지원여부는 트로이카 실사단의 보고서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는 기사에서 유로존 지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그리스가 일단 디폴트를 선언하면 그리스 국채에 거액이 물려 있는 역내 주요 은행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이탈리아ㆍ스페인 등으로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돼 결국 유로존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 만기 도래하는 1,5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15~30년 만기 장기 국채로 맞바꾸는 '국채교환프로그램(PSI)'에 대해서도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유로존 민간채권단의 PSI 참여 비율이 70~75%선에 그쳤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는 목표치인 90%에 미달하는 수치다. 만일 최종 참여율이 확정되는 10월 중순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늘지 않을 경우 유로존 회원국들은 증액 논의가 진행중인 유럽안정화기금(EFSF)에서 돈을 빼내 부족분을 보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프랑수와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프랑스 민간채권단의 PSI 참여율이 90%를 넘겼다"고 이날 밝혀 최종 참여율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질 전망이다. 상황이 재차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그리스 앞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중국ㆍ브라질 등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이 유로존의 부실 채권 매입 결정을 내릴 경우 유럽 신용위기는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가 발행한 국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4일 5,034bp(1bp=0.01%)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