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안 상영 부산시장이 자살 50일 전부터 죽음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의 유가족은 5일 부산구치소에 보관돼 있던 안 시장의 유서와 옥중일기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유서는 편지지 9장 분량으로 가족 앞으로 쓴 것이 7장, 부산시민과 시직원들에게 보내는 것이 각각 1장씩 이었다. 또 지난해 10월16일 구속이후 작성해온 메모형식의 일기장 9장도 함께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유서와 일기에 따르면 안 시장은 법원에 마지막으로 보석을 신청한 다음날이자 자신에게 3억원을 건넨 동성여객 이광태 사장이 검찰에 전격 체포된 날인 지난해 12월17일부터 유서를 작성했다. 이날 작성한 유서에서 그는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몇자 정리해 두고자 한다”며 자신의 결심을 드러냈다.
안 시장은 이 사장에게서 받은 돈을 이때를 전후해 부인을 통해 돌려줬으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추가혐의가 드러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안 시장은 건강도 상당히 악화돼 일기에서 “약 없이 잘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상명 법무부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법무부 특별진상조사반은 이날 부산구치소 직원들이 안 시장의 자살징후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경위조사를 벌였다. 검찰의 강압수사 논란과 관련 조사반은 안 시장을 조사했던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경위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안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는 이날도 조문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분향을 마친 뒤 “(안 시장이)이런 비극으로 가게 돼서 정말 가슴이 아프고 당으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과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