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9개 상장사를 비롯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들까지 동일한 문제가 추가되면 상장 폐지 종목이 대거 속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중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기업이 반기결산에도 해당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사의견 부적정·제한·거절 평가를 받거나 반기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14일 기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28개 코스닥 상장회사 중 자본잠식률 50% 이상의 이유로 포함된 곳은 바른손(018700)을 비롯해 스포츠서울(039670)·GT&T·아이디에스·오리엔탈정공 등 총 9곳이다. 바른손은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을 지속해 자본잠식률이 68.89%에 달한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GT&T도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과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의 사유로 지난 3월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올 1·4분기 말 기준 GT&T의 부채비율은 880%, 자본잠식률은 66%에 달한다.
운송장비 부품업체인 오리엔탈정공 역시 자본잠식률이 74.2%로 지난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IT 부품업체인 아이디에스의 자본잠식률도 55.48%다. 바른손과 GT&T·오리엔탈정공·아이디에스 등은 최근 감자와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자본잠식률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정지헌 거래소 코스닥 공시제도팀장은 "감사의견 부적정이나 자본잠식 등 일정요건에 의한 형식적 상장폐지의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치치 않고 바로 상장 폐지되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말 12월 결산법인 감사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견됐지만 이의 신청이나 실질심사 전환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들도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업체는 우전앤한단(052270), 코데즈컴바인, 스틸앤리소시즈, 엘에너지(현 퍼시픽바이오(060900)), 승화프리텍 등 5개사다. 우전앤한단과 스틸앤리소시즈는 지난해 말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 의견거절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번 반기보고서와 함께 제출되는 회계법인의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현재 회생 계획안을 진행 중인 코데즈컴바인은 이미 자본잠식률이 75%에 달해 역시 반기보고서에서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승화프리텍 역시 관리종목 지정 사유 일부가 해소됐지만 자본잠식률 50% 이상에 해당돼 이번 반기보고서 확인이 중요하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 퍼시픽바이오는 이달 말까지 거래소가 개선계획서를 심사한 후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