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상가투자 낭패 주의보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거래를 통한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베이비 부머들이 늘고 있다. 상가분양업체들은 지하철 개통 등 각종 개발 호재와 입지적인 매력 등을 열거한 뒤 하루에도 수만명의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현혹한다. 하지만 초기 투입되는 자금만 해도 수억원이 필요한 상가 투자에 면밀한 분석 없이 무턱대고 참여하면 안정적인 수익은커녕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헐값에 상가를 팔아 넘기기 십상이다. 실제로 택지지구에 들어선 근린상가의 경우 주변 상권이나 배후 수요에 대한 분석 없이 분양을 받았다가 상가 건물 대부분이 경매로 넘어가 피해를 본 경우도 있다. 기자의 취재 결과, 경기도 일산시 덕이ㆍ식사지구 주변 상가들도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배후 수요 부족으로 지난 9월에만 131건이 넘는 물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주인을 찾은 상가는 단 12건에 불과했다. 이들 상가는 몇 번에 걸쳐 유찰되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권 분석뿐만 아니라 경영 마인드도 필요하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상가 투자에서는 입지가 절반이고 경영 노하우가 절반을 차지한다"며 "서울 동대문 상가의 경우 입지도 양호하고 유동인구도 많지만 상가를 이끌어갈 경영 노하우가 부족해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비싼 분양가를 지불하고 상가를 낙찰받게 되면 정작 원하는 임대수익을 거두기 힘들기 때문에 고분양가 상가도 경계해야 한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정작 상가에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없어 임대인의 금융비용만 늘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상가 분야의 한 전문가는 상가 투자의 경우 임대차 업종 안착과 임대료, 인프라 구축 등 각종 변수들이 안정될 때까지 최소 3~5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차입비율을 너무 높게 잡아서는 예상치 못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든 투자에 신중함이 필요겠지만 특히 상가 투자의 경우 주변 상권 분석과 자금 운용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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