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성장·3% 물가'에 총력전<br>전문자격사등 민감분야 빠져
|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1회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
|
기획재정부가 올해 부처 간 경제정책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전문자격사ㆍ투자개방형의료법인 등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당장 급한 5% 성장과 3% 물가에 집중하며 부처 간 업무조정을 통한 정책목표 달성이 흐릿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과제로 발표했던 부문별ㆍ업종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관련 부처 장관이 '시기상조'라고 밝혀 재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올해 첫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부처 간 업무조정 과제를 발표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올해는 5% 성장과 3% 물가 안정을 위한 과제에 역점을 둘 것"이라면서 "올해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이 필요한 과제들을 발굴하면서 집권 4년차 정부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조정 주요과제는 ▦5% 경제성장 ▦3%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 ▦동반성장 체제 확립 ▦서비스산업 선진화 및 성장잠재력 확충 등 5개 분야에 걸쳐 81개에 달한다.
성장목표 달성을 위해 병원플랜트 해외 진출 방안이 마련되며 기계산업 세계 5강 진출 전략,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육성 방안, 이동통신 분야 경쟁촉진 방안, 스마트 IT 부품 발전 전략, 글로벌 식품산업 육성, 중소플랜트 수출 확대 방안,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 농수산물 수급 동향 및 대응방안, 공산품 유통구조 개선안, 국내외 가격차 조사결과 및 대응방안이 추진된다. 기존에 부처별로 발표했던 올해 업무계획이 모두 포함됐다.
그러나 윤 장관 취임 이후 강력하게 추진했던 서비스업 선진화는 고부가가치 관광ㆍ문화콘텐츠ㆍ컨설팅 산업 활성화 방안 등 소프트한(?) 주제만 과제로 선정됐을 뿐 이익단체의 반발이 심했던 전문자격사제도 선진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일반의약품(OTC) 약국 외 판매 등은 추진과제에서 빠졌다.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정책목표가 물가에 집중되며 부처 간 대립이 발생할 수 있는 과제에 대해서는 재정부가 뒤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았다. 연초 윤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독점적 이익을 누려온 약사들의 양보를 통해 올해는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및 각종 서비스업 진입규제를 풀어나갈 방침이다"고 강조했지만 이날 발표된 정책과제에서는 제외됐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은 국회에 법안이 계류 중인 만큼 법안통과를 지켜보겠다"며 "서비스 선진화는 이미 발표한 대책을 토대로 부진과제의 추진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간 500억원 또는 총지출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중장기계획을 추진하기 전에 경제부처들이 먼저 모여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 경제부처 장관급으로 구성된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민간 전문가와 지자체 관계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며 경제부처 차관급과 차관보급 조정회의도 활성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