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남양유업發 '분유공포' 확산

사카자키균 검출 발표후 안티사이트 개설·반품 요구 잇달아<br>업체 해명, 설명서와 달라 PL법 적용 가능성도<br>'연이은 이물질'에 분유업계 전체 불신 번질듯


남양유업發 '분유공포' 확산 사카자키균 검출 발표후 안티사이트 개설·반품 요구 잇달아업체 해명, 설명서와 달라 PL법 적용 가능성도'연이은 이물질'에 분유업계 전체 불신 번질듯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남양유업발 ‘분유의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할인점 분유코너가 손님들이 적어 한산하다. 김동호기자 남양유업발 ‘분유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봄 한 TV프로그램에서 과자가 아토피를 유발시킨다는 유해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촉발됐던 ‘과자의 공포’에 이어 이번에는 분유업계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분유의 공포 역시 지난 8월 TV프로그램이 ‘생애 첫 음식, 분유에 관한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분유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제기한 데서 시작됐다. 여기에 지난 7일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남양유업의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후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금속성 이물질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아직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인 데 비해 사카자키균은 최악의 경우 아기의 생명까지 위협할 만큼 치명적인 결과가 이미 보고돼 있다는 점에서 남양유업발 공포는 확산 가능성이 그만큼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과자와 달리 분유는 대체식품이 없어 영유아의 생존이 걸려 있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최악의 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분유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질 경우 분유업계가 앞장서서 출산율 저하를 부채질하게 됐다는 비난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노하는 소비자들=국립수의과학연구원의 발표 이후 남양유업 측은 “WHO에 따르면 사카자키균은 어디에서 유래된 균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자연환경에도 존재한다”는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대응으로 일관하자 소비자들의 분노가 끓고 있다. ‘남양유업 안티’ ‘남양분유 피해사례’ 등의 이름을 가진 안티사이트가 속속 개설되면서 손해배상 청구,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아이의 생후 1개월부터 남양 산양분유를 먹여왔다는 한 네티즌은 “(일반 분유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좋다고 해서 지금까지 먹이고 있는데 이렇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 줄 몰랐다”면서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누가,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유통매장에서도 사카자키균이 발생된 남양유업의 해당 분유는 물론 남양유업의 다른 제품까지 환불ㆍ교환해달라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할인점들은 문제의 ‘알프스산양분유’의 경우 상품포장을 뜯었건, 얼마나 먹었건 상관없이 모두 교환ㆍ환불해주고 있으며 남양의 다른 브랜드들은 남양유업 고객서비스센터를 안내해주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7일 하루만 40개 정도의 남양 제품 반품이 들어온 상태이며 주말이 지나면서 사건이 더 알려지면 반품ㆍ환불 요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조물책임(PL)법’ 적용도 가능=소비자들은 사카자키균이 발견된 남양 산양분유 설명서에 ‘섭씨 40~50도의 끓인 물을 식혀서 분유를 타 먹이라’는 사용법을 버젓이 명기해 놓고 ‘사카자키균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100% 사멸되므로 WHO와 FAO에서도 이를 권장하고 있다’는 남양유업 측의 주장에 대해 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ㆍ유럽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설명서가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2002년 7월 국내에서도 발효된 ‘PL법’의 적용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PL법은 제조물의 제조ㆍ설계ㆍ표시상의 결함으로 발생한 소비자 손해에 대해 배상해야 하는 법률이다. ◇분유업계 전체 불신으로 번져=남양유업의 이번 사태와 관련, 분유업계에서도 이물질 관련 프로그램 방영 이후 공동 대응하기로 했던 업계의 약속을 파기, ‘자사 제품만 문제없다’는 식의 광고를 내보냈던 남양유업의 ‘인과응보’ 아니겠냐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업계는 유가공협회를 통해 철저한 품질관리를 실시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겠다는 내용의 홍보를 업계 공동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남양이 먼저 광고를 치고 나가는 바람에 남양은 업계의 비난을 받아온 터였다.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1위 업체에 걸맞지 않는 얄팍한 상혼이 결국 화를 불렀다”며 “이미 이물질 검출 문제로 불거진 분유업계의 위기를 공동으로 막아야 할 판국에 남양이 사카자키균 검출로 문제를 더 키웠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사카자키균에 대한 관리에 들어간 데 비해 국내에는 아직 사카자키균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이번에 조사한 제품은 34개에 불과한데다 회수조치를 명령한 남양의 산양분유도 올 4월18일과 8월17일에 제조된 제품에 한정돼 있다. 유통 중인 분유가 수십만통임을 감안할 때 오염된 제품이 더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남양유업발 분유의 공포는 섣불리 종착역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입력시간 : 2006/09/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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