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정장 “3월까지 계속” 당분간 보수적 대응을

조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루 건너 등락을 거듭하며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던 주식시장이 24일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증시의 하락세 완연 ▲외국인의 이틀 연속 순매도 ▲주도주ㆍ모멘텀 부재 등 호재보다는 악재들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아직 상승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아 당분간 반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특히 시장을 이끌만한 모멘텀과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다음달까지 조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조정양상을 보여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뉴욕 증시의 하락 소식과 외국인의 이틀째 순매도 행진의 영향을 받아 전일보다 12.93포인트(1.47%) 떨어진 864.5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수는 지난 10일 이후 열흘 만에 860선대로 밀리며 그동안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지수 20일 이동평균선(864.77포인트)를 깨고 내려갔다. ◇나스닥지수 및 삼성전자 지지선 시험 받아=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 나스닥지수는 전일 큰 폭으로 떨어지며 2,007.52를 기록, 연초 수준(2,003.37)까지 되밀렸다. 장중 한때 2,000선이 무너지지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1만6,000원(2.93%) 하락하며 20일선을 하회했다. 특히 나스닥지수의 경우 이후 장세전망과 관련해 부정적인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당분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3월 이후 강세장에서 전고점을 뚫지 못한 적이 없었다”며 “가격 부담으로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도 이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가 20일선을 하향 돌파하면 조정 국면이 지속된 적이 많았다”며 “당분간 부정적인 시장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악재가 부각되는 증시분위기=전문가들은 최근의 조정장세에 대해 주도주와 모멘텀이 없는 게 가장 큰 악재라고 입을 모은다. 올들어 IT주와 수출주가 시장을 주도한 이후 이를 대체할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이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대체해 바통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던 내수주는 여전히 상승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이날 자동차주와 소매주에 대해 이익실현을 권한 것도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승훈 JP모건증권 상무는 “시장에 섣부른 낙관론이 팽배한데 소비수요 회복은 시장의 기대보다 훨씬 미흡하고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북핵 6자 회담 결과, 환율 추이 등 불확실한 변수들이 많아 반등을 예측키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횡보장세, 3월까지 이어질 듯=이날 외국인이 이틀째 순매도에 나선 데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매도 규모가 소 폭에 그친 데다 해외 뮤추얼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이 매도세로 방향을 전환했다기 보다는 매수세 약화 정도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기에 1ㆍ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등 시장 펀더멘털도 여전히 양호해 반등의 모멘텀만 주어지면 추세 복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지난해 지수 흐름을 보면 4ㆍ7ㆍ10월 등 분기 실적이 발표될 때 상승세가 뚜렷했다”며 “3월까지는 횡보하다가 4월부터 기업 실적에 근거해 반등세를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민성 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 하락보다는 숨고르기 정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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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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