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상증자 급증… 코스닥 시장 옥죈다

김종학프로덕션등 '운영자금 확보' 유증 잇따라<br>지난달 13개사 실시… 전월比 196%나 늘어<br>물량압박 커지며 투자심리 악화등 시장 악영향



코스닥시장에 유상증자물량이 쏟아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시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둔화로 중소ㆍ벤처기업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자금 조달을 위한 주식 발행이 늘어나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왕사신기’를 만든 국내 대표적인 연예엔터테인먼트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은 이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34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1주당 배정 수는 2.5주로 증자 규모도 시가총액의 1.3배에 가까운 액수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가 악재로 작용하며 이날 이 회사 주가는 개장과 함께 하한가로 폭락한 965원에 거래됐다. 올 들어서만 62%가 하락했다. 이같은 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코스닥 상장자는 모두 13개사로 금액으로는 3,254억원이나 됐다. 이는 전월 대비 무려 19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가 전월 대비 2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악화로 인한 긴급자금 조달의 필요성 때문이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지난해 무려 3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매출액이 224억원에 불과했는데도 말이다. 19일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어울림정보도 지난해 매출액 254억원에 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년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쏟아지는 물량은 증자만이 아니다. 5월 기업공개(IPO)도 5건, 434억원 규모로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 이렇게 물량이 쏟아지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바닥을 기는 것은 물론 전체 코스닥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부 변수와 함께 내부 요인도 시장을 누르고 있는 셈이다. 유상증자를 시도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 자원개발과 함께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 인수로 자원개발 테마주에 이름을 올린 인네트는 5월 41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서 결국 악화된 경영 사정만 노출시켰다. 김창권 대우증권 수석위원은 “시장이 어려운 최근 상황에서도 유상증자가 느는 것은 그만큼 기업 상황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기업이 돈을 벌어 이익을 나눠줘야지 무조건 주주에게 손부터 벌리고 보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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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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