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치권 ‘한보 블랙리스트’ 관심

◎김대중 총재 “정보 확보” 신빙성에 무게/국회 속기록·여 인사 제보 바탕 가능성한보그룹 특혜의혹설이 정치권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회의 등 야권이 갖고 있거나 흘리고 있는 「한보 블랙리스트」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그리고 얼마 만큼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이날 상오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정보와 첩보가 있다』고 언급, 거론인사들의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공당의 총재가 공개적인 기자회견장에서 단순히 대여공세 차원에서 이같은 말을 할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회의측이 한보의혹과 관련, 김영삼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나서는 등 초강경 대응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김 총재의 「김 대통령 책임론」은 한보부도사태가 현정권 최대의 금융의혹사건으로 권력핵심부의 개입의혹이 짙은 만큼 적당히 미봉하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다. 정동영 대변인도 최근 증거자료 입수여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 『우리 당 국회의원이 수십명이고 정부에도 이런저런 채널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한보 리스트에는 누가 거론되어있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국민회의측은 13대 국회 속기록을 포함 14,15대 속기록을 들춰내 분석하는 한편 여권실세 4인방의 반대진영에 있는 여권인사의 제보 등을 토대로 이 문제를 여과해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국민회의측은 정태수 한보 총회장이 경남 진주 출신이며 평소 여당 민주계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주장, 청와대와 신한국당의 4인방을 표적으로 삼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대중 총재가 지난 25일 청주 기자간담회에서 『한보에 대한 특혜금융과 관련된 여권 4인방에 대해 믿을 만한 곳에서 정보가 들어온 것으로 알고있다』고 언급한 것은 귀담아 들어볼 대목이다. 이에앞서 국민회의는 성명을 통해 『한보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는 2(청와대)+2(신한국당) 여권 4인방』이라고 주장하며 여권 대권예비주자 중 두사람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실제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한보 배후인사로는 국회 재경위원을 지낸 민주계 중진 K의원을 비롯해 민주계 좌장격인 C의원, 민주계 중진 S의원, 여권 실세인 H의원, 최근 장관직에서 물러난 P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국민회의가 입수했다는 특혜의혹에 대한 자료가 어느 정도 구체성과 객관성을 띠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지만 여권 4인방중 대권예비후보를 겨냥할 것으로 보여 사실여부를 떠나 그 파장은 적지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여권은 각종 시중루머를 집대성한 정치공세이자 대선을 겨냥한 여권 「구룡 흠집내기」 공세라고 이를 일축하면서 정면대응으로 나섬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간 공방은 그 어느 때보다 가열될 것으로 보이며 대선정국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양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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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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