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환전 화물 처리 세계 1위 싱가포르항 가보니…

컨박스 빼곡… "호황기 수준"<br>물동량 2008년 만큼 회복 터미널 확장 공사도 한창<br>지리적 이점·최첨단 시설에 글로벌 선사들 사업 강화

컨테이너 박스가 겹겹이 쌓여 있는 싱가포르항의 모습. 싱가포르항은 해운경기 회복으로 컨테이너 물량이 크게 증가하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 물동 처리량 5년 연속 세계 1위. 전세계 환적 화물의 5분의1을 처리하고 있는 싱가포르항.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싱가포르항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해운업계 불황의 여파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연안에는 수십여척의 선박들이 물살을 가르고 있었고 정박한 배들은 크레인으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은 현재 전세계 200여개 선사의 약 2,600만TEU(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이르는 물동량을 600여개 항만으로 연결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한 싱가포르에는 글로벌 선사들도 본사나 지역 거점 두고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터미널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날 현대상선의 8,600TEU급 현대머큐리호도 일본에서 화물을 싣고 들어와 다시 유럽으로 출항했다. 김혁기 STX팬오션 법인장은 "올 초에만 해도 싱가포르항 주변에 배가 많지 않았고 터미널에도 컨테이너 박스가 드문드문 보였지만 이제는 컨테이너 박스가 층층이 쌓여 있다"며 "2008년 호황기 때 수준까지 해운경기가 회복된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증가로 파시르 판장 터미널의 확장공사도 한창이었다.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 공사가 완료되면 터미널의 연간 물동량 처리능력이 약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 현지법인 관계자는 "예전에 싱가포르항이 붐빌 때에는 선박이 12시간씩 해상에서 대기를 하기도 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마무리되면 싱가포르항의 물동량 처리 능력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항을 둘러보는 동안 항만의 운영사인 PSA가 관리하는 첨단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항만 입구 게이트에서 트럭의 물품정보를 인식, 25초 내에 화물을 실어나를 곳을 기사의 모바일로 전송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한꺼번에 많은 화물이 몰려도 단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50~60여개 선석 어디에 배를 정박하더라도 PSA는 선사들의 짐을 원하는 선석까지 무료로 옮겨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싱가포르항의 지리적 이점과 편리한 시설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도 싱가포르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 싱가포르 법인은 그동안 본사에서 주관하던 벌크선 영업을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계에서 싱가포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몇몇 글로벌 대형선사들은 아예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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