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원천기술

[로터리] 원천기술 얼마 전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발명한 나카무라 슈지의 특허분쟁 소식은 과학기술인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도쿄지방법원에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겨 뒤늦게 청색 LED 발명의 대가로 200억엔(약 2,000억원)을 받아내게 된 것이다. 그의 발명품으로 회사는 엄청난 이익을 보면서도 본인에게 돌아온 포상금은 단돈 2만엔(약 20만원)이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현재 우리 경제를 어느 정도 지탱해주고 있는 휴대폰ㆍ반도체 등 몇몇 세계일류 제품도 지금의 초라한 기술 수준으로는 앞으로 우리를 먹여살릴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원천기술은 결코 하루아침에 확보할 수 없다. 어떤 역경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잊지 않은 일본 기업들의 인내와 장기적 안목을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업체들은 지난해 4,000억원 정도의 로열티를 미국 퀄컴사에 지급했다. 퀄컴은 우리가 주로 생산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다. 퀄컴에 대한 로열티 지급 계약은 내수용의 경우 오는 2006년, 수출용은 2008년까지 계속된다. 니치아사는 청색 LED라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청색 LED는 휴대전화ㆍ자동차 등 각종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소재로 국내시장의 수요만도 한해 3,000억원대에 이른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은 기술력밖에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R&D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이공계 우수인력의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나카무라는 청색 LED의 제품화가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자기가 생각한 것을 마음껏 연구해보고 싶어했다. LED 개발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연구를 허락한 창업자 오가와 노부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하도록 독려하며 기다릴 줄 아는 오가와 같은 기업인과 나카무라 같은 끈질긴 연구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홍창선(국회의원 당선자, 열린우리당) 입력시간 : 2004-05-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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