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연구를… 한국 과학자 부부 일 냈다
노벨화학상 연구팀에 한국 과학자 부부 있다안승걸·김지희 박사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올해 노벨화학상을 차지한 로버트 레프코위츠(69) 미국 듀크대 생화학과 교수의 연구진에 한국인 과학자 부부가 속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안승걸(44) 교수와 안 교수의 부인 김지희(44) 박사가 그 주인공.
서울대 분자생물학과 87학번인 안 교수는 지난 1996년 도미해 그 이듬해인 1997년부터 15년간 스승인 레프코위츠 교수와 호흡을 맞춰왔다. 레프코위츠 교수의 지도를 받아 2002년 세포 수용체의 작용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주니어 패컬티(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부인인 김 박사도 이화여대 생물교육학과 87학번으로 서울대 분자생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레프코위츠 교수 밑에서 시니어 스태프(선임 연구원)로 활약하고 있다.
스승인 레프코위츠 교수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안 교수는 "은사님은 세포와 수용체 연구에만 40여년을 보낸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라며 "평생 쌓아 올린 업적과 공로를 노벨위원회가 평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레프코위츠 교수는 G-단백질 수용체를 최초로 발견했고 이후 수용체가 세포 내에서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조절되는지 등 조절 기제를 연구하고 있다"며 "수용체 발견 이후부터 꾸준히 노벨상 물망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듀크대 내에서는 안 교수가 이번 레프코위츠 교수의 노벨상 수상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안 교수는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은사님이 수용체를 발견한 후부터의 연구과정에 참여해왔다"며 "연구논문으로 보면 선생님이 발표한 800여편 가운데 35편 정도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안 교수는 "은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베이식 사이언스(기초과학)가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에서는 기초 연구의 중요성이 굉장히 많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한편 레프코위츠 교수 연구진에는 안 교수를 포함한 3명의 조교수와 선임연구원 2명, 기술 스태프 7명, 박사 후 과정 9명, 행정 및 비서 등 약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안 교수는 현재 신약개발 부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