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부동산정책을 보면 박 후보가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공공성을 좀 더 강조하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나 후보는 비(非)강남권 중산층을 의식해 아파트 재건축 연한 완화를 공약한 반면 박 후보는 재개발(뉴타운 포함)ㆍ재건축 속도조절을 내세워 대비된다. 우선 나 후보는 지난 1985~1991년에 준공된 상계동과 목동 등의 비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20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부분은 서울시가 꾸준히 검토해왔으나 시장안정을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던 것이다. 뉴타운의 경우 촉진을 원하는 곳은 촉진하고 해지하고 싶어하는 곳은 해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서울시의 기존 입장과 일치한다. 반면 박 후보는 재개발ㆍ재건축 과속개발 방지와 시기조절 등 순환정비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개발이 가속화되면 전세대란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나 현재도 부동산시장 침체로 전면적인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입자 보호장치가 많은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에 기반시설 공공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점은 눈에 띈다. 전세 이주시기가 맞지 않는 데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을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나 후보가 비강남권에서 재건축 연한을 완화해도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어 재건축 촉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박 후보의 재개발ㆍ재건축 순환정비 방식도 추진되고 있는 것이기는 하나 세입자 보호 등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각각 평가했다. 심각한 전월세 대란과 서민주택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임기 중 박 후보가 나 후보보다 3만가구를 더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나 후보는 오는 2014년까지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포함한 공공임대주택 5만가구를 건설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했던 서장은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은 "오 전 시장이 임기 중 임대주택 10만가구 건설을 내세운 것은 굉장히 공세적인 것으로 초기에 건설형 시프트를 많이 건설해 SH공사의 부채가 늘었다"며 "나 후보의 임기 중 5만가구 공급은 부채감축 원칙과 병행해 현실 가능한 부분을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시프트와 공공임대ㆍ매입임대주택, 원룸텔, 희망하우징택, 시유지 활용 주택협동조합주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를 약속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매년 2만가구씩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2020년까지 20만가구를 공급하겠고 밝힌 바 있다. 두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등의 확대를 위해 마곡지구와 문정지구의 용지를 매각하고 경영혁신과 지출절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일 좋은예산센터 소장은 "공공임대주택을 확대 공급하면 서울시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재정건전성과 어떻게 조화를 맞춰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