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벤처인 열전/인터뷰] 엑스피드 마이클 朴 사장

마이클 박 엑스피드 사장(37)은 벤처기업인으로서는 재수생이다. 지난 92년 IBM에서 퇴직한 후 워크스테이션 관련업체를 창업했으나 경영난으로 제3자에게 매각했다.하지만 朴사장은 여느 재수생과는 다르다. 이종문 앰벡스 회장이나 김종훈 유리시스템 사장을 능가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비지니스맨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朴사장의 포부다. 실제로 엑스피드의 매출액은 지난해 500만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1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피드는 이같은 매출 급증에 힘입어 오는 4월중 나스닥 등록을 목표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중이다. - 창업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엑스피드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전략과 인적 네트워크의 활용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은 앞으로 시장이 1~2년 사이에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예측, 이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뛰어난 전략이 없으면 벤처기업은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어도 하루살이의 운명을 밟을 수 밖에 없다. 전략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의 활용도 아주 중요한 변수다. 기술은 고급 엔지니어를 고용, 확보할 수 있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려면 엔지니어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도 필요로 한다. 이같은 외부 전문가들은 뛰어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활용할 때 비로소 확보할 수 있다. - 외부 전문가의 활용을 강조했는데 그 이유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벤처기업의 경우 최고 경영자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최고경영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면 대기업의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회복할 수 있는 반면 벤처기업은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 엑스피드는 각 핵심 분야 부사장에 외부 전문가들을 기용했다. 만약 내 능력으로 감당해 내지 못할 정도로 엑스피드가 커지면 외부로부터 전문 경영인을 영입, 사장 자리도 기꺼이 양보할 용의가 있다. - 朴사장은 초고속 통신장비 분야에서 뛰어난 엔지니어로 알려져 있다. 과거 경력이 도움이 됐는가. 지난 85년 하버드대학교(컴퓨터공학 전공)를 졸업한 후 92년 워크스테이션 관련업체를 창업할 때까지 IBM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창업한 업체의 경영이 어려워 곧 다른 사람에게 넘긴 후 「3 DIO」라는 게임 멀티미디어 업체의 이사로 합류했다. 지난 97년 3 DIO의 기술진과 함께 엑스피드를 창업했다. 엑스피드의 기술진은 모두 첨단 지식과 폭넓은 실전 경험으로 무장된 전문가들이다. - 지난 3년간 엑스피드를 경영하면서 최대의 고비가 있었다면... 지난 98년 11월 첫 제품 납품을 앞두고 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SDSL) 장비를 시험하면서 반도체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한달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제 해결에 매달린 결과 반도체의 오류를 시정할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납품을 마치자 벅찬 감동이 가슴을 때렸다. 벤처기업으로서는 하루하루가 고비다.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뒤 석달 동안 고객업체의 구매 담당자를 만나려고 했으나 실패한 적도 있었다. 특히 통신장비 업체의 경우 고객업체가 실시하는 호환성 시험에 4~8개월, 실제 제품 생산에 약 1년이 소요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한 채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 벤처기업인으로서의 사업관은. 엑스피드는 정보화 사회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기업은 이윤 창출을 주된 목적으로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산업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신속하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데서 뿌듯한 성취감을 맛본다. 이윤 창출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동시에 추구한다면 그것이 바로 윈-윈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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