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술력은 전통가전도 블루오션으로 바꿔”

대기업 연말 입원인사 눈길 끄는 인물들<br>고졸 출신으로 부사장 승진 조성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br>‘스팀세탁’ 10대 신기술 선정 겹경사

“뛰어난 기술은 레드오션도 블루오션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최근 LG전자의 임원인사에서 고졸 출신으로 처음 부사장에 오른 조성진 세탁기사업부장이 겹경사를 맞았다. 산업자원부가 20일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서 그가 개발한 ‘스팀 세탁’기술이 선정된 것.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서 생활가전 기술이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시상식 직후 “LG전자의 ‘스팀 트롬 세탁기’는 세탁기 종주국인 유럽에서 현지 유명브랜드 제품들 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와 미국 시장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세탁기 같은 전통적인 가전제품도 기술력이 가미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시장판도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인정 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76년 서울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해 31년간 세탁기 분야에 몸담아 왔다. 덕분에 ‘고졸 출신 세탁기 박사’라는 수식어가 항상 그를 따라다닌다. 이번 인사에서도 그 덕분에 화제가 됐다. 하지만 사실 조 부사장은 LG전자에 입사한 후 여느 대학생 못지 않은 교육을 받았다. 입사 후 1년간 하루에 15시간씩 이어지는 설계사 교육과정에서 유명대학 교수진들로부터 대학 4년 동안 배워야 할 것들을 한꺼번에 배웠던 것. 조 부사장은 “학력 때문에 힘들었던 점은 단 한번도 없었다”며 “세탁기 같은 응용기술은 학위 보다 얼마나 더 많이 경험하고 성실하게 발품을 팔며 아이디어를 습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스팀 세탁 기술도 해외출장 중에 들렀던 스팀사우나에서 생각해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부담은 되지만 세탁기 분야를 계속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서 감사하다”며 “해외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해 현재는 세계 3위인 LG전자의 세탁기를 반드시 넘버원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졸 출신으로 부사장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표상으로 떠오른 조 부사장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실적과 성과에 너무 연연하거나 인기에 얽매이지 말고 고집스럽게 한걸음씩 꾹꾹 밟아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꿈꿔왔던 곳에 서있을 것입니다”그의 삶에서 묻어나오는 말이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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