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내 법률 시장 3조원 시대 진입

김앤장·광장등 10대 로펌들이 절반 이상 점유<br>"불투명한 매출·지나친 비밀주의" 비판도 많아


국내 법률시장이 3조원 시대에 들어섰다. 최근 1~2년간 국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인수ㆍ합병 건이 늘어나며 시장이 1조원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8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국내 법률시장은 기업법률자문시장 약 1조원, 송무시장 약 2조원 등을 포함해 전체 규모가 3조원 시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매출이 공개되지 않은 로펌업계 특성상 정확한 시장통계를 뽑기 힘들지만 법률시장 전체 규모가 3조원 정도로 시장이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진영 변협 대변인도 "변호사 수로는 1만2,000명 시대, 시장 규모로는 자문 분야 1조원과 송무 분야 2조원을 합해 3조원대 시대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전체 3조원의 시장 중 사실상 자문시장과 대형 송무사건을 독점하고 있는 이른바 10대 로펌들이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로펌 순위 1위로 거론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그 뒤를 잇는 법무법인 광장ㆍ태평양ㆍ세종ㆍ화우ㆍ율촌 등 주요 5~6개 로펌의 총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은 약 4,500억원, 변호사 수에서 2~3위를 다투는 광장과 태평양은 1,500억원 안팎의 연 매출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4~6위선인 세종ㆍ화우ㆍ율촌 등은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대형 로펌은 보유 변호사 1인당 3억~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며 "소규모나 개인 변호사를 제외한 전체 로펌 매출의 30%가량을 김앤장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률시장 성장과 함께 투명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매출 규모를 분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법무법인 형태가 아닌 개인 변호사 사무실의 연합체 성격의 공동법률사무소 형태로 운영되는 김앤장의 경우 전체 매출액을 공개할 특별한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국내 주요 로펌들도 대다수가 유한회사 형식으로 외부감사 대상 법인인 아니라 매출액이 공개되지 않는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익성을 띈 로펌의 매출이 베일에 쌓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외 로펌들이 자신들의 매출을 공개하는 것에 비춰볼 때 국내 로펌들은 지나치게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로펌 순위도 매출액이 아닌 단순 보유 변호사 수나 일부 언론사의 분야별 수임사건 규모로 나누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해외 언론사가 수임사건의 규모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국내 인수합병(M&A) 리그테이블에서 60조원에 달한 신세계ㆍ이마트 계열분리 사건 하나가 김앤장과 광장의 희비를 갈라놓자 '계열분리가 M&A사건이냐'를 두고 양사 간의 묘한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법률시장 자체를 법률자문과 송무에만 한정할 것인지, 법무사ㆍ변리사ㆍ세무사ㆍ노무사 등 사실상 변호사 업무 영역에 속한 유관 자격 업계까지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한 로펌의 변호사는 "법률시장에 변리사ㆍ세무사 등의 포함된 광의의 개념으로 볼지도 정해진 것도 없고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시장추정도 없다"며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자신이 속한 법무법인의 매출규모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 무슨 발전이 있겠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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