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고용 쇼크… 일자리 대책·3차 양적완화 압박 거셀듯

[제살길 찾기 바쁜 세계경제] 미국 <BR>실질 실업률 16.2%나… 예상보다 심각 <BR>고용기업 세혜택 등 부양책 발표 예상 <BR>버냉키도 적극적 통화정책 가능성 커져


지난 8월 미국 고용통계에서 신규고용이 '제로(0)'로 나타나자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월말ㆍ월초를 맞아 발표된 제조업ㆍ소비심리 등 주요 지표에 이은 이번 고용지표의 부진은 살얼음판 위에 있는 미국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고용쇼크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크게 높아지면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2% 넘게 빠지고 기준이 되는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976%까지 떨어졌다. 고용악화는 미 정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8일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다 강력한 일자리 창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FRB 역시 이달 20일ㆍ21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3차 양적완화'를 포함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공산이 커졌다. ◇"벽에 부딪친 미국 경제"=8월 고용통계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연방정부 채무한도 상향을 둘러싼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 국가 신용등급 하향, 유로존의 채무위기 확산 등으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들을 움츠리게 하고 기업들의 고용을 꺼리게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고용지표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다. 5~7월 3개월 동안 민간 부문에서는 월 평균 8만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그러나 8월에는 1만7,000개에 그쳤다. 버라이즌의 파업으로 4만5,000명이 일시적으로 일자리에서 배제된 영향도 있지만 이를 포함해도 신규 일자리 창출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실업률은 9.1%를 유지했지만 파트타임 취업자와 구직 단념자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 실업률은 16.2%까지 치솟는다. 6개월 이상 장기실업 상태에 놓여 있는 인구는 600만명을 넘어섰고 경제활동인구 취업률은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58.2%에 그쳤다. 패트릭 오키페 J.H 콘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현재 일자리는 2000년 1월과 같은 수준"이라며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앞으로 4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지표마저 급속히 악화되면서 미국경제가 더블딥을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도 1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월에 내놓은 2.7%에서 1.7%로 낮추면서 실업률 역시 내년까지 9%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미국경제는 지금 살얼음판 위에 있다"며 "만약 9월ㆍ10월의 지표도 나쁘게 나온다면 리세션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일자리 대책 압박=매달 고용통계 발표 후 성명을 발표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는 침묵한 채 8일 발표할 일자리 창출 대책에 매달리고 있다. 이번에 발표할 대책은 7월에 밝힌 근로소득세 감세 1년 연장이나 실업수당 적용기간 연장 등에 비해 한층 폭넓은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하려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기업들의 부담을 늘려 고용창출을 저해시킬 것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오존기준 규제 마련을 철회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책과 관련, 철도ㆍ도로ㆍ교량ㆍ학교ㆍ공항 등 낡은 인프라 시설을 개선하는 데 인력을 투입하고 추가인력 고용업체에는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소비를 늘리고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모기지 상환재조정 및 부채탕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자리 문제가 악화되면서 재정문제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책에 발목을 잡았던 공화당 역시 계속 반대만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FRB 역시 이달 FOMC에서 새로운 통화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미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전환해 장기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인하, 3차 양적완화 등 기존에 거론되던 대책 외에 미 국채를 팔아 주택저당채권(MBS)으로 갈아타는 변형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 실시된 양적완화 정책으로 FRB는 현재 1조7,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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