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황사는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왔다. 십여 년 전만해도 초봄에 잠깐 스쳐가는 손님 같은 존재였던 황사가 봄철 이면 으레 어김없이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제는 뿌연 하늘 아래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거리를 걷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지구 온난화의 부메랑: 황사에 갇힌 중국과 한국'은 이같이 우리 삶 속 대표적 불청객이 돼버린 황사의 원류를 추적한 책이다. 책은 김수종, 문국현, 최열 세 사람의 공동저작이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 세 사람의 이름에 낯설지 않을 터다. 김수종은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며 꾸준히 환경관련 취재를 해온 대표적 환경전문기자의 한 사람이고, 문국현은 환경문제에 앞장서기로 유명한 기업 유한킴벌리의 CEO를 맡으며 환경운동에 주력해온 인사, 또 최열은 척박했던 우리나라의 환경시민운동을 주류로 끌어올린 대표적 환경시민운동가이다. 책은 이 세 사람이 직접 황사의 원류인 중국 북서부를 여행하며 보고 느낀 내용을 담는다. 지금 중국 북서부는 산업화의 결과로 급격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는 '20세기 후반 중국이 국토를 가꾸지 않고 쓰기만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사막화의 결과로 지구온난화와 황사 같은 환경재앙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를 중국만의 책임으로 돌리지도 않고 그 해결을 중국에게 떠넘기지도 않는다. 책은 지구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를 모든 사람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중국 간쑤성 란저우와 베이징 텐모사막 답사를 통한 많은 사진 거리와 환경운동가들의 저작다운 환경지식이 돋보이는 책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환경 재앙이 사진과 자료를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